여자배구 20일부터 플레이오프
IBK, 흥국생명과 3전2승제 격돌
리베로 전향 뒤 올 시즌 일취월장
IBK기업은행은 리베로 신연경을 앞세워 거함 흥국생명과 PO 맞대결에 나선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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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이 스파이크를 연경이가 잘 받아야 IBK기업은행이 웃는다. 리베로 신연경(27)이 활약하는 여자 프로배구 기업은행이 ‘배구 여제’ 김연경(33)의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V리그 여자부 정규시즌이 16일 막을 내렸다. 1위 GS칼텍스가 챔프전에 직행했고, 2위 흥국생명과 3위 IBK기업은행이 20일부터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를 치른다. 무관중 경기를 진행해온 한국배구연맹(KOVO)은 포스트시즌의 경우 전체 좌석 10%에 한해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
PO를 맞는 신연경의 마음은 묘하다. 지난해까지 함께 뛰었던 흥국생명 선수들의 공격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2012~13시즌 IBK기업은행에 입단(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한 신연경은 2014년 자유계약선수(FA) 김사니(은퇴) 보상 선수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이다영 보상 선수로 현대건설에 갔고, 트레이드로 IBK에 복귀했다. 신연경은 “상대 팀 선수와 친해도 경기 전에는 연락하지 않는다. 흥국생명도 마찬가지다. 전 소속팀이지만 이기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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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경은 “IBK에 돌아오니 멤버가 (김)희진이 언니 빼고 다 바뀌었다. 그래도 김수지, 표승주 언니와 친해서 괜찮았다. 후배들과는 조금 어색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흥국생명에 처음 갈 때는 펑펑 울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았다. (옮기게 되면) ‘내가 필요해서 데려가는구나’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연경은 원래 수비형 레프트였다. 리베로로 전향한 지 2년 차. 이번 시즌 일취월장했다. 리시브(504개)와 디그(741개) 모두 개인 최다기록이다. 리시브와 디그 숫자를 합친 수비 부문 전체 3위다. 신연경은 “공격수일 때는 수비에서 실수해도 공격에서 만회하면 됐다. 이제는 수비로만 평가받기 때문에 더 집중한다”고 말했다.
몸을 날려 공을 받아내는 IBK기업은행 신연경.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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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경은 운동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머리를 기르지 않았다. 또 항상 밝은 표정이다. 외국인 선수 안나 라자레바를 편하게 하려고 한국말에 영어까지 섞어 자주 대화한다. 물론 경기가 시작하고 코트 위에 서면 전사로 바뀐다.
이번 시즌에도 두 차례 눈에 띄는 투혼을 발휘했다. 지난해 12월 24일 도로공사전 도중 과호흡 증세를 보였다. 그래도 5세트까지 버티다가 결국 교체돼 병원에 갔다. 신연경은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고 전했다. 1월 29일 GS칼텍스전에서는 5세트 동료와 머리를 부딪혔다. 끝까지 뛰고 승리를 이끈 뒤 수훈 선수에 뽑혔다. 신연경은 “내가 있다고 이기는 건 아니지만, 지더라도 뛰고 지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개막 때보다 전력이 약화했다. 이재영·다영 쌍둥이가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했고, 미들 블로커 김세영도 부상으로 빠졌다. 외국인 선수 브루나도 경험이 부족하다. 에이스 김연경의 어깨가 무겁다. IBK 입장에서는 김연경 공격을 센터 김수지·김희진이 막아내고, 후위에서 신연경이 받아내면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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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경은 “(김)연경 언니가 짧게 때리는 공격을 많이 한다. 대비해서 받아냈더니 다음엔 길게 때렸다. 상대 수비에 맞춰 대응하는 걸 보며 ‘역시 월드클래스’라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연경 언니 스파이크를 받아내면 자신감이 올라간다. 동료에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해서 꼭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흥국생명에서 한 차례 우승을 경험한 신연경은 "우승은 운도 좋아햐 하고, 실력도 실력인데 때가 잘 맞아야 하는 거 같다"며 "우리 실력을 무조건 발휘한 뒤 기대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매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싸우겠다"고 했다.
용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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