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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천적도 이긴 ‘1위’ LG, 신바람 진원지는 ‘꾀돌이 감독’ 계산 [MK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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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초보 감독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 류지현 LG트윈스 감독의 계산이 신바람의 진원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가 이틀 만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LG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2연승, 7승 3패인 LG는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시즌 개막 전부터 ‘디펜딩 챔피언’ NC다이노스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혔던 LG다. 뚜껑을 열어도 강팀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LG 스스로도 우승 후보라는 걸 증명하고 있다.

매일경제

15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LG가 역전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LG는 0-4로 뒤지던 6회 초에서 이형종의 투런포와 김민성의 3점 홈런으로 역전한 후 추가득점을 올려 6-4로 승리해 2연승을 기록했다. 류지현 LG 감독이 승리 후 이형종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특히 이날 승리는 LG의 천적인 에릭 요키시를 무너뜨려 더욱 의미가 있었다. LG는 요키시만 만나만 힘을 못 썼다. 지난 시즌만 해도 3경기에서 고작 1득점하는 데 그쳤다. 요키시는 LG 상대로만 2승을 챙겼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5회까지 요키시에게 눌려 LG타자들은 이렇다 할 찬스도 만들지 못했다. 점수는 0-4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6회 홈런 두방을 앞세워 5득점,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어버렸다. 7회는 추가점까지 뽑았다. 2사 후에 캡틴 김현수의 적시타가 나왔다.

6회 홈런 두방의 주인공은 이형종과 김민성이다. 이형종은 1사 후 추격의 투런포를 날렸고, 김민성은 2사 후 스리런홈런을 터트렸다.

특히 이형종은 이날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하며 추격의 투런포를 작성했다. 줄곧 4번에 배치됐던 이형종의 2번 기용으로 2번으로 나서던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4번 1루수로 출전했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상대 선발이 좌완일 경우에는 라모스가 4번, 이형종이 2번으로 간다”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도 침묵하지 않았다. 이형종의 홈런 이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5번 채은성의 안타로 2사 1,3루가 됐고, 김민성이 역전 좌월 스리런홈런을 뽑아냈다.

초반 타격감이 떨어졌던 LG 타선은 키움과의 3연전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린 상황이다. 이형종의 2번 배치뿐만 아니라 채은성의 5번 배치도 마찬가지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채은성을 5번으로 기용했고,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채은성은 마수걸이 홈런을 날렸다. 이날은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류 감독은 “누가 봐도 밸런스가 안 좋게 보였지만, 13일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정타는 아니었지만, 안타를 쳐서 좋은 느낌이 이어지겠다는 기대를 했다. 또 자꾸 넣었다 뺐다 하면 감이 안 올라오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의 계산에 선수에 대한 굳은 신뢰가 더해진 결과였다.

이날 천적 요키시 공략에 성공했듯이 류지현 감독의 계산이 빛났다. 류 감독은 시즌 초부터 주축 선수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부여하고, 맞춤형 라인업으로 LG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마운드 운영도 마찬가지다. 부상 등 복귀할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LG 마운드는 연일 짠물 피칭을 펼치고 있다.

14일 선발로 나와 6이닝 무실점 피칭을 펼친 정찬헌은 6일 턴에서 5일 턴으로 당겨서 오는 20일 잠실 KIA타이거즈 선발로 등판한다. 다만 정찬헌의 허리 상태가 좋지 않기에 등판 후에는 엔트리에서 빼서 휴식을 준다. 류지현 감독은 “작년에 10일에 한 번씩 등판하던 선수다. 지금 회복이 빨라지기도 했고 컨디션이 좋지만, 욕심을 부리면 좋지 않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신중하게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류지현 감독은 평소에도 휴식을 취할 때 데이터를 보면서 구상에 빠져있다. 현역 시절 꾀돌이라는 별명으로 재치 있는 플레이의 대가였다. 감독으로서는 계산이 된 듯한 선수 기용, 마운드 운영을 펼치고 있다. 이제 천적을 무너뜨린 LG의 신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류지현 감독의 용병술 또한 관심을 끌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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