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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문화적 차이…수베로 감독은 배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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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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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에 있다.”

KBO리그가 올 시즌 ‘불문율’ 논란으로 뜨겁다. 중심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있다. 17일 창원 NC파크에서 펼쳐진 한화와 NC의 맞대결에서도 마찬가지. 4-14로 한화가 크게 뒤진 8회말 2사 3루 상황에서 외야수 정진호가 마운드에 올랐다. 10일 대전 두산전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경기가 크게 기울어진 만큼 투수를 아끼겠다는 의미다. 정진호는 제구에 애를 먹었다. 나성범을 상대로 볼 3개를 내리 던졌다. 볼넷을 의식한 듯 4번째 공은 다소 한가운데 들어갔다. 나성범은 배트를 돌렸고 파울이 됐다.

그때였다. 한화 벤치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대럴 케네디 수석 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수베로 감독은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며 무엇인가를 강하게 주장하는 모습이었다. 정황상 3볼에서 타격한 것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동욱 NC 감독 또한 한화 더그아웃 쪽을 향해 항의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묘한 분위기 속에서 나성범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문화적 차이로 볼 수 있다.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MLB) 출신이다. MLB에선 경기 후반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상황이라면 3볼 노스트라이크에서 적극적인 타격을 조심한다. 뿐만 아니라 큰 점수 차에 도루를 시도하는 것, 상대 투수가 노히트노런을 기록 중일 때 번트를 대는 것 등도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로 간주한다. 현지에서도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팀 분위기가 침체된 점을 감안해 코칭스태프에서 일부로 더 목소리를 높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곳은 한국이고 KBO리그다.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수베로 감독 역시 이 부분에 수긍했다. “클럽의 리더로서 팀이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당시엔 이런 부분까진 몰랐기에 그런 액션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2년차인 맷 윌리엄스 KIA 감독 역시 지난해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최고참이ᄋᅠᆻ던 류중일 LG 전 감독을 찾아가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수베로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다른 팀 감독과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항의하는 수베로 감독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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