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한국시간) 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4회 집중타를 맞고 4실점(5이닝)하며 시즌 2패째를 당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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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보스턴 레드삭스와 치른 경기에서 무너졌다. 경기 중반 최대 장기인 제구가 흔들리자 보스턴 강타선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원정경기 보스턴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4실점(8피안타 1홈런)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후속 투수들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지만 토론토의 빈약한 타선은 2점을 올리는 데 그치면서 류현진은 시즌 2패째를 안았다.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3.00까지 올랐다.

이닝마다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3회가 끝날 때까지 류현진은 올 시즌 내내 보여줬듯이 안정적이었다. 이날 심판 성향이 우타자 기준 바깥쪽 낮은 코스에 후한 판정을 내렸고 류현진은 적극적으로 이 코스에 공을 던지며 수월하게 초반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실제로 3회가 끝난 시점에서 류현진의 투구 수는 29개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4회 때 최대 무기인 제구가 흔들렸고 보스턴의 화력은 정교함을 잃은 느린 볼을 장타로 만들어냈다. 선두타자 크리스천 아로요에게 안타를 맞은 2구째는 존 한복판에 들어오는 커브였고 J D 마르티네스에게 던진 2구째 커터 역시 존 한복판에서 안쪽으로 형성되며 연속 안타를 내줬다.

다만 이날 결승타가 된 산더르 보하르츠의 3점 홈런은 실투라고 보기 어려웠다. 3구째를 바깥쪽 커터로 뺀 류현진은 몸쪽으로 높게 꽉 찬 포심패스트볼을 던졌지만 보하르츠는 그대로 왼쪽 담장 밖으로 타구를 넘겼다. 코스는 완벽했지만 평소보다 낮았던 구속(시속 146.6㎞)이 아쉬웠다. 보하르츠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타율 0.386으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다.

3점을 내준 뒤에도 류현진은 흔들렸다. 마르윈 곤살레스에게 2루타, 보비 달벡에게 3루타를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줬다. 류현진이 한 이닝에 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류현진은 5회 2루타 하나를 더 내주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영상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보다 구속이 떨어진 건 느꼈다"며 "다만 바뀌는 건 없고 내가 던질 수 있는 걸 준비해서 들어갔는데 오늘은 밸런스가 좀 안 맞았다"고 말했다. 이날 제구에 대해서는 "안타를 맞은 공들은 가운데로 몰렸지만 홈런 맞은 공은 들어간 위치가 나쁘지 않았는데 타자가 잘 쳤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의 펜웨이파크 등판은 통산 두 번째다. 왼쪽 펜스 높이가 11m에 달하는 대신 홈플레이트와 거리가 기형적으로 짧기 때문에 우타자의 당겨치는 타구가 펜스를 맞는 장타로 이어지기 쉽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9년 첫 등판에서 7이닝 동안 2실점(자책점 0)으로 호투했지만 불펜이 역전당하며 승리를 올리지 못한 바 있다.

뉴욕 양키스와의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호투하며 양키스 울렁증을 극복한 류현진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가 생겼다. 보스턴은 토론토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팀으로 현재 1위(12승6패)를 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단축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만나지 않았지만 이번 시즌엔 최소 2~3번은 다시 만나야 한다. 양키스와 마찬가지로 보스턴도 마운드보다 방망이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팀이다.

류현진의 호투 여부와 별개로 토론토의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다. 최근 세 경기에서 단 4점을 뽑는 데 그치며 3연패를 당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이날 홈런을 친 보 비?, 랜들 그리척을 빼면 출루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가 없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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