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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이슈 [연재] '이현우의 MLB+'

[이현우의 MLB+] 상대 타자 배트 부러뜨리는 김광현 '내추럴 커터'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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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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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4경기 연속 1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낮췄다.

김광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 1볼넷 6탈삼진을 기록했다. 0-1로 뒤진 6회말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8회초 팀이 1-1 동점을 만들면서 미국 진출 후 13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3.06에서 2.74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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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광현은 올 시즌 가장 많은 88구(스트라이크 58개, 볼 30개)를 던졌다. 구종별로는 포심 패스트볼 37구(42%) 슬라이더 31구(35%) 체인지업 12구(14%) 커브볼 8구(9%)를 던졌다. 패스트볼 구속은 평균 89.2마일(143.6km) 최고 91.3마일(146.9km). 시즌 평균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지난 시즌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광현이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빠른 템포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면서 상대 타자들을 맞혀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김광현을 상대한 밀워키 타자들의 평균 타구속도는 86.9마일(139.8km)로 MLB 평균인 89마일(143.2km)보다 느렸다. 특히 패스트볼을 상대로는 85.6마일(137.7km)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렇다면 왜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MLB 평균(93.8마일)보다 7km 이상 느린 김광현의 패스트볼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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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결은 김광현의 내추럴 커터(Natural Cutter, 자연 발생적 커터)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초 필자는 한 칼럼을 통해 "김광현이 던지는 몸쪽 패스트볼 가운데 일부가 커터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같은 투구폼으로 던진 패스트볼이 평소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예상한 궤적과 달라서 헛스윙이 되거나 빗맞은 타구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 바 있다(관련 기사: [이현우의 MLB+] '내추럴 커터' 김광현의 신무기 될까?)

이후 구사 빈도가 줄었던 김광현의 내추럴 커터는 지난해 9월 15일 밀워키전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그날 김광현은 MLB 진출 후 첫 7이닝을 소화하면서 3피안타 무실점 6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 대비 다소 빠른 다섯 번째 등판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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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1]은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를 통해 12일 김광현이 던진 패스트볼의 궤적을 '투수 시점'에서 3차원 그래픽으로 나타낸 자료다. 일반적으로 좌완 투수가 던진 패스트볼은 던지는 팔쪽(우타자 기준 바깥쪽/좌타자 기준 몸쪽으로 살짝 휘어진다. 이를 가리켜 암 사이드 무브먼트(Arm side movement, 던지는 팔 방향으로 휘어지는 움직임)이라고 한다.

김광현도 마찬가지여서 대부분의 패스트볼이 마지막 순간에 우타자 기준 바깥쪽/좌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지면서 살짝 가라앉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우타자 기준 몸쪽/좌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던진 일부 공들은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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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김광현이 던진 패스트볼 8개의 궤적을 포수 시점에서 살펴보자(그림2). 전형적인 좌투수의 암사이드 무브먼트를 띄는 7개의 패스트볼과는 달리,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상대로 던진 패스트볼 하나가 커터성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4회 같은 코스로 던진 패스트볼 3개에서도 확인된다(그림3).

이런 김광현의 내추럴 커터에 밀워키 타자들은 헛스윙하거나 빗맞히기 바빴다. 그중 한 장면을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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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긍정적인 점은 인터뷰에서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휘어 들어간 것"이라며, 의식하고 던지지 않았다고 밝혔던 지난해 봄과는 달리, 구사 빈도나 투구 위치(우타자 기준 몸쪽 깊은 코스)에 있어서 조금씩 일관성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를 마음먹은 대로 구사할 수 있다면 김광현의 새로운 주무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역사상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만장일치 헌액된 전설적인 양키스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는 팀 동료였던 라미노 멘도사와 캐치볼을 하면서 발견한 내추럴 커터를 가다듬으면서 전설이 됐다. 과연 김광현은 비슷한 일화가 있었던 마리아노 리베라가 그랬듯 우연히 발견한 내추럴 커터를 자신만의 무기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다시 모습을 드러낸 김광현의 내추럴 커터를 주목해보자.

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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