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 댄 이게와 페더급 맞대결
"오르테가전 패배는 국내 캠프 고집이 패착"…현재 미국에서 맹훈련 중
화상 인터뷰하는 정찬성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이번에도 팔꿈치 공격에 맞고 지면 진지하게 은퇴를 고려할 것 같습니다."
'은퇴'라는 단어까지 꺼낼 정도로 '코리안 좀비' 정찬성(34)이 배수진을 치고 댄 이게(30·미국)와의 결전을 준비 중이다.
정찬성은 6월 2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메인이벤트에서 이게와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파이트레디에서 에디 차 코치와 함께 훈련 중인 정찬성을 31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그는 "현재 컨디션은 굉장히 좋다"며 "체중도 잘 빠지고 있고, 잔 부상도 없다"고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정찬성은 지난해 10월 18일 브라이언 오르테가에게 5라운드 심판 전원 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이 경기 승자가 UFC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의 타이틀 도전권을 얻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찬성은 마지막 산을 넘지 못하고 6패(16승)째를 당했다.
타이틀에 재도전하려면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정찬성(랭킹 4위)은 결국 자신보다 랭킹이 4계단 낮고 이름값도 덜한 이게(랭킹 8위)의 도전장을 수락했다.
그는 "오르테가를 이겼다면 나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를 원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찬성은 "싸우지 않고 높이 올라가는 건 불가능하다"며 "챔피언 꿈을 이루려면 이게를 이겨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동기 부여가 된다"고 덧붙였다.
정찬성은 오르테가전 패배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국내에 베이스캠프를 차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그는 이게와의 대결을 앞두고 일찌감치 애리조나로 건너가 철저하게 결전에 대비하고 있다.
그는 "당시에는 내 고집대로 한국에서 경기를 준비했는데, 정말 잘못 생각했다"며 "여기에선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컨디션 조절까지 모든 것들이 한국과 비교 불가다. 코치들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웃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스팅' 최승우(29)가 페더급에 출전해 줄리언 에로사(33·미국)을 상대로 정찬성과 동반 승리를 노린다.
정찬성 vs 이게 |
정찬성은 2018년 11월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경기 종료 1초 전에 기습적인 리버스 팔꿈치 공격에 턱을 가격당해 실신,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오르테가에게도 2라운드에서 백스핀 팔꿈치 공격을 허용한 뒤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불의의 팔꿈치 공격에 번번이 무너진 정찬성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파링을 할 때마다 상대 선수들이 팔꿈치 공격을 계속한다. 이 정도까지 준비했는데도 경기에서 맞는다면 극복이 불가능한 것"이라며 "혹시라도 이번에도 팔꿈치 공격에 진다면 진지하게 은퇴를 고려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게의 랭킹이 자신보다 낮기에 정찬성은 자칫 패배할 경우 더욱 치명적인 결과로 작용할 수 있다.
이겨도 얻는 것이 적은 반면 만약에라도 패하면 타이틀 재도전은 완전히 물 건너갈 수 있다.
정찬성은 이에 대해선 "불안감이 있긴 한데,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하면 할수록 떨어지더라"며 "지금은 괜찮은 수준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실력대로 그날 결과가 나오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어느덧 30대 중반인 정찬성이 이게와의 대결을 수락한 데에는 앞으로 싸울 날이 많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는 "격투기 선수가 명예롭게 은퇴하기는 힘들다"며 "그래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렇게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다 보면 명예롭게 은퇴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찬성은 한국인 파이터 후배들을 향해 "굳이 쓴소리하자면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미있는 경기,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격투기 인기가 올라간다"며 "미국, 브라질의 격투기 인프라는 한국과 여전히 큰 차이다. 미국, 브라질을 따라가려면 매력적인 선수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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