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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슈 [연재] 매일경제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이의리, 체인지업을 마구로 만드는 3cm의 비밀[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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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루키' 이의리(19.KIA)는 KBO리그서도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4승3패, 평균 자책점 3.89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꾸준함에 있어서는 아직 모자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의 차이가 나는 편이다. 완전히 무너지는 경기가 많지는 않지만 경기별로 결과물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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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는 좋은 투수지만 아직 경기 별로 투구폼에 미세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 차이를 줄인다면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불과 4~5cm거 만들어내는 차이다. 아직 완성형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에 따라 투구 폼이 미세하게 차이가 난다. 그리고 그 미세한 차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의리가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 때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이의리가 아직 완성형 투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일정하게 공을 던지는 능력은 아직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최고의 성과를 낼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의 도움을 받아 이의리가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의 데이터를 분석해 봤다. 예상대로 작지만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이의리가 안 좋았을 때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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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가 4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던 4월15일 롯데전 트래킹 세부 데이터다.

일단 패스트볼을 던질 때 릴리스 포인트가 1.85m를 기록했음을 알 수 있다. 회전수는 2406rpm을 기록했다.

슬라이더를 던질 때는 이보다 팔 높이가 좀 더 올라갔다. 1.88m를 기록했다. 그리고 회전수는 2339rpm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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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데이터와 이의리가 6이닝 동안 삼진을 10개나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4월28일 한화전 데이터를 비교해 봤다. 이의리의 투구 폼과 세부 데이터에는 확실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의리는 이날 경기서 패스트볼 릴리스 포인트가 1.80을 기록했다. 4월15일 경기 보다 5cm나 낮아진 위치였다.

회전수와 움직임임 모두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패스트볼 회전수는 2395rpm으로 떨어졌고 무브먼트에도 차이가 생겼다.

수직 무브먼트는 51.98cm에서 48.26cm로 4cm 가량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수평 무브먼트는 더 큰 차이가 났다. L27.10cm에서 L22.56cm로 5cm가량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무조건 회전수가 많이 걸리고 움직임이 커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수치라 할 수 있다.

이의리는 패스트볼을 던질 때 1.80m 정도가 가장 적당한 릴리스 포인트이며 회전수와 움직임이 줄어들었을 때 오히려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이의리가 통제 가능한 움직임을 보였을 때 제구력이 안정되고 더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던졌음을 알 수 있다. 단 5cm 차이가 만든 대단히 큰 차이다.

이의리가 이 때의 릴리스 포인트를 잊어선 안되는 이유다.

슬라이더도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4월15일 경기서는 슬라이더 릴리스 포인트가 1.88m였다. 하지만 4월28일엔 1.92cm가 나왔다.

그 차이는 큰 결과의 변화를 가져왔다. 슬라이더의 회전수가 4월15일 2339rpm에서 2566rpm으로 크게 변했다. 무려 200rpm이나 차이가 났다.

슬라이더는 회전수가 많이 걸릴 수록 크게 움직임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의리의 슬라이더는 그날 릴리스 포인트에 따라 큰 회전수 차이를 보였다. 200rpm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가장 이상적인 높이는 1.92m로 평소보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기록했을 때 회전수도 크게 걸렸다.

패스트볼은 5cm차이, 슬라이더는 4cm의 릴리스 포인트 차이가 대단히 큰 결과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데이터가 증명해 보였다.

이의리이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릴리스 포인트에 따라 움직임이 크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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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가 5.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6월16일 SSG전 데이터다.

4월15일 경기서 1.86m였던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가 1.83m로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체인지업의 무부먼트는 큰 차이를 나타냈다.

수직 무브먼트가 33.11cm에서 31.78cm로 줄어들었다. 수평 무브먼트는 L31.85cm에서 L33.35cm로 커졌다. 위,아래 움직임은 줄어든 대신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움직임은 커진 것이다. 이 역시 작은 릴리스 포인트의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다.

이의리가 반드시 신경을 쓰며 던져야 하는 이유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보다 더 적은 3cm의 차이에서 커다란 결과의 변화를 만들어냈음을 알 수 있다.

이의리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20에 불과하다. 체인지업을 던져서는 거의 안타를 맞지 않고 있다. 6월16일 경기서는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제로'였다. 단 3cm의 차이가 만든 커다란 결과의 변화다.

이의리가 릴리스 포인트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전력 분석팀에서 분석이 끝나 이의리에게 전달이 된 상황이다. KIA가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의리를 컨트롤 하고 있다.

앞으로의 이의리가 좀 더 기대가 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과연 이의리는 작은 변화가 가져다 주는 큰 차이를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이의리는 더욱 무서운 투수가 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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