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사 말고도 김현·송시우…물오른 아길라르까지 다채로워진 공격
단단한 30대 베테랑 스리백…몸 상태 유지가 변수
인천, 대구전 승리 뒤 단체 사진 |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의 '만년 강등 후보' 인천 유나이티드가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가시권에 뒀다.
인천은 매 시즌 순위표 밑바닥에서 허덕이다가 막판 놀라운 집중력으로 승점을 쌓아 강등권에서 탈출하는 드라마를 써왔다.
그래서 붙은 '잔류왕'이라는 별명은 올 시즌 인천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후반기 들어 5승 1무 1패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다음 시즌 ACL 진출이 가능한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인천 팬으로서는 믿기 힘든 순위다.
지난 8월 조성환 감독이 부임한 뒤 인천은 지는 것보다 이기는 것에 더 익숙한 팀으로 변해왔다.
겨울 선수 영입부터 성공적이었다.
조 감독의 뜻에 따라 인천은 센터백 김광석과 델브리지, 미드필더 네게바, 장신 스트라이커 김현 등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영입했다.
38세 노장인 김광석은 전반기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스리백 수비라인을 굳건하게 지켰다.
무고사 |
네게바는 2골 3도움으로 쏠쏠하게 활약을 펼치고 있고, 만년 유망주 소리를 듣던 김현은 자신의 K리그1 한 시즌 최다 골인 4골을 기록 중이다.
조 감독의 전략적 판단도 빛난다.
김현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주포' 무고사의 부담을 줄였다.
무고사는 9월 A매치 기간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소집돼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3경기를 치르고 복귀한다.
김현의 골감각이 살아난 터라 A매치 기간 뒤 큰 부담 없이도 무고사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게 됐다.
조 감독은 25일 열린 대구FC와 홈 경기에서는 빠른 송시우를 무고사의 짝으로 선발 출전시키는 '빅 앤드 스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송시우 |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후반전 '조커'로 활용되던 송시우가 모처럼 전반전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인천을 2-0 완승으로 이끌었다.
경기 뒤 조 감독은 "지금까지는 팀 사정상 송시우를 교체로 투입했는데, 앞으로 선발 명단을 짤 때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다채로운 공격 조합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물오른 공격형 미드필더 아길라르는 인천의 비상에 속도를 더하는 '터보 엔진'이다.
조 감독의 공격 구상을, 예리한 패스와 탈압박 능력으로 그라운드에 풀어내고 있다.
아길라르 |
대구전 뒤 기자회견을 마친 조 감독은 한참 뒤 구단 직원을 회견장으로 보내 취재진에게 아길라르에 대한 호평을 전달토록 했다.
직원은 "감독님이 꼭 하고 싶었던 얘기를 깜박 잊고 못 했다더라"라며 "아길라르가 좌우로 패스를 잘 뿌려준 덕에 이겼다고 기자들에게 꼭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대로 인천의 기세가 유지된다면 구단 사상 첫 ACL 진출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변수가 있다. 김광석과 오반석, 강민수, 오재석 등 30대 베테랑 수비진이 시즌 끝까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김광석은 대구전 막판 별다른 충돌 없이 종아리에 이상을 호소했다. 피로가 누적된 탓으로 보인다. 남은 교체 카드가 없어 김광석은 절뚝거리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ah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