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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게릿 콜(30·뉴욕 양키스)이 복귀 후 4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가며 생애 첫 사이영상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콜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실점 무볼넷 15탈삼진 호투로 양키스의 4-1 승리를 이끌면서 시즌 14번째 승리를 따냈다. 에이스 콜의 호투에 힘입어 양키스는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콜의 투구 수는 116개. 최고 100.5마일(161.7㎞/h)에 이르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삼진 15개를 잡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15탈삼진은 콜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이자, 시즌 9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 기록이다. 이날 경기로 콜의 2021시즌 성적은 14승 6패 155이닝 215탈삼진 평균자책점 2.73 WHIP(이닝당 출루허용) 0.97이 됐다.
이는 아메리칸리그(AL) 다승·탈삼진·WHIP 부문 1위, 평균자책점 부문 2위, 이닝 부문 7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특히 지난달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약 2주간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된 후 돌아온 최근 4경기에선 4승 무패 24⅔이닝 39탈삼진 평균자책점 0.73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콜은 최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이 실시한 전문가 가상 투표에서 랜스 린(10승 4패 135⅔이닝 152탈삼진 ERA 2.59 WHIP 1.08)과 로비 레이(11승 5패 166이닝 212탈삼진 ERA 2.60 WHIP 0.99)를 제치고 AL 사이영상 후보 1순위에 올랐다.
게릿 콜의 2021시즌 성적
다승: 14승 (AL 1위)
이닝: 155이닝 (AL 7위)
탈삼진: 215개 (AL 1위)
ERA: 2.73 (AL 2위)
피안타율: 0.207 (AL 2위)
WHIP: 0.97 (AL 1위)
WAR: 5.4승 (AL 2위)
콜은 메이저리그 통산 115승 61패 1423이닝 1645탈삼진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 중인 현역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서 태어난 그는 오렌지루터런 고교 3학년 시절 96마일(154.5㎞/h)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지며 많은 메이저리그 팀들로부터 관심을 모았고,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8번째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다.
콜은 뉴욕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양키스의 팬으로 자랐다. 실제로 2001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양키스를 응원하기 위해 콜이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양키스 팬'이란 팻말을 들고 양키스타디움을 찾은 사진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양키스는 콜을 영입하기 위해 지명 순위에 할당된 금액보다 많은 400만 달러 이상의 계약금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콜은 고민 끝에 응원팀의 제안을 거부하고 UCLA에 진학하는 길을 선택했고, 대학 시절 3년간 거둔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그를 지명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후 콜이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는 데에는 9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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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피츠버그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승승장구하던 콜은 2016-17시즌 늘어난 피홈런과 그에 따른 평균자책점 상승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2018시즌을 앞두고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되면서 경력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팀 선배이자 사이영상 수상자들인 저스틴 벌랜더와 댈러스 카이클의 조언으로 투구 스타일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피츠버그 시절 투심 패스트볼 위주로 '맞혀 잡는 투구'를 펼쳤던 콜은 휴스턴 이적 후 하이 포심 패스트볼과 낮게 떨어지는 브레이킹볼을 활용해 헛스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투구 전략을 수정했고, 이를 통해 탈삼진 비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한편, 휴스턴 전략 분석팀의 첨단 장비를 이용한 분석으로 몸에 배어있었던 나쁜 습관들을 교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콜은 2019년 20승 5패 212⅓이닝 326탈삼진 평균자책점 2.50으로 AL 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한 후 그해 겨울 투수로서 역대 최대 규모의 FA 계약인 9년 3억 2400만 달러(약 3800억 원)에 양키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입단식에서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들었던 팻말을 들고나와 많은 양키스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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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계약 첫 시즌였던 지난해 콜은 7승 3패 73이닝 94탈삼진 평균자책점 2.84을 기록하며 AL 사이영상 4위에 오르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 시즌 중반 승승장구하던 콜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MLB 사무국이 그동안 암묵적으로 용인되었던 접착성 이물질을 사용한 부정투구 단속에 나서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지난 1월 에인절스의 클럽하우스 매니저였던 버바 하킨스에게 '공에 바르는 불법적인 물질'을 제공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공개되기도 했던 콜은, 6월 이물질 사용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도 "솔직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 세대부터 지금 세대 선수들까지 전해 내려오는 관행이 있다"고 말하는 등 확실한 답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 패스트볼 회전수가 평균 분당 2500회대에서 2300회대로 크게 줄어들고, 6-7월 10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4.68으로 부진하면서, 이전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이물질을 사용한 부정투구 때문이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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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팀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코로나19 IL에서 돌아와 무서운 페이스로 승수를 적립하며 콜에 대한 비난 여론도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콜이 복귀한 8월 17일부터 9월 6일까지 양키스는 12승 6패(승률 66.7%)를 기록 중이다. 그러면서 양키스는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치고 AL 동부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현재 AL 동부지구 1위 탬파베이 레이스와 7.5경기 차. 사실상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되더라도 와일드카드 단판전이 유력한 가운데 '에이스' 콜의 반등은 양키스에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그동안 뛰어난 성적을 거뒀음에도 사이영상과 인연이 없었던 콜은 올 시즌 생애 첫 AL 사이영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남은 시즌, 콜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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