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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추신수 “구단주의 이런 애정, 선수들에 큰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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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6년 MLB 생활을 뒤로하고 SSG에서 뛰는 추신수. 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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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SG 랜더스 추신수(39)는 “한국에 와서 야구하길 잘한 것 같다”고 했다. 16년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뒤로하고 SSG 유니폼을 입은 올해, 그는 침체된 한국 야구에 끊임없는 화제와 온기를 전했다. 후배들의 환경 개선을 위해 공개적으로 쓴소리했고, 매달 계속되는 선행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을 보였다.

‘본업’인 야구도 소홀히하지 않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웠고, 팔꿈치 통증을 참아가며 거의 전 경기를 뛰었다. SSG가 5강 싸움에 한창인 이달에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베테랑의 존재감도 뽐내고 있다. 정규시즌의 종료를 앞두고 전화로 만난 추신수는 밝은 목소리로 “야구를 하러 한국에 왔지만, 야구 외에 또 다른 목표가 생긴 것 같아 후회가 없다”며 웃었다.

Q : 5강 싸움이 한창인 SSG에 최근 큰 힘을 보태고 있다.

A : “1승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지금은 팀이 이기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 그날그날 경기에서 내가 어떻게 했는지 잊을 정도로 집중하는 것 같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하다 보니 더 공격적으로 뛰게 되고, 타석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나가려는 의욕이 넘친다.”

Q : 한국에서의 첫 시즌이 끝나간다.

A : “한국에 와서 야구를 하게 돼 정말 좋았다. 처음 한국행을 결정했을 때부터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기겠다’ ‘대기록을 쓰겠다’ 같은 욕심은 없었다. ‘나라는 선수가 KBO리그에서 뜀으로써 한국 야구가 더 인기를 얻고, 관심도 받고,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알게 되면 좋겠다’는 게 목표였다. 막상 한국 생활을 통해 많은 걸 보고 느끼면서 후배를 위해 (구장 시설 등)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5년이나 10년, 혹은 후배들의 자식들 세대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야구를 하러 한국에 왔는데, 야구 외에 또 다른 목표도 생긴 것 같아서 후회가 없다. 한국의 동료, 후배들과 야구를 같이 하는 게 나의 목표이자 꿈이었다. 마무리만 잘한다면 아주 좋은 1년이 될 것 같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야구장에서 팬들을 만나지 못하면서 내가 한국에서 느끼고 싶던 100%를 다 채우지 못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Q : 한국에서의 첫 가을야구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A : “선수라면 누구나 가을야구를 목표로 훈련하고 시즌을 맞는다. 하지만 매년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는 게 아니고, 그 기회를 잡기가 정말 힘들다. 지금 순위 경쟁이 한창인데, 우리 팀 선수들도 다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한다. 결과는 끝나봐야 아는 거니까 늘 ‘후회 없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하면서 하나로 뭉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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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선수들에게 대접할 탕수육을 직접 만드는 정용진(왼쪽) SSG 구단주. [사진 박종훈 SNS]



Q :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을 참고 뛴 거로 안다.

A : “MLB에서 162경기를 소화하다 보면, 100%의 컨디션으로 치르는 게 10경기도 채 안 된다. 몸이 어딘가 안 좋을 때도 잘 견디고 뛰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 거다. 그런 점도 내가 선수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였다.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 나와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하늘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 역시 어릴 때는 평생 야구할 줄 알았다. 이제 그만둬야 할 시기가 다가오니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 있는 모든 시간이 행복하다. 그래서 아파도 빠지기 싫은 거다. 내가 없을 때 누군가 나 대신 나가서 잘하면 내가 뛰기 어려워지지 않나. 선수들, 특히 우리 팀 후배들이 그런 강한 마인드로 경기에 나서길 바란다.”

Q : 올해 야구단을 인수한 SSG 정용진 구단주의 애정도 큰 화제였다.

A : “우리 팀 선수들에게는 큰 행운이다. 그렇게 큰 기업에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고,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도 얼마나 많겠나. 그런데도 구단주가 야구단에 이렇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좋은 성적을 내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점은 선수 전체가 실감하고 있다. 다들 굉장히 감사해 하면서 ‘우리가 더 잘해야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Q : 내년 시즌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나.

A : “아직은 확답하기 어렵다. 가족도 있고, 여러 상황도 고려해야 해서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다. 신중하게 생각 해봐야 할 것 같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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