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 임상협(왼쪽에서 두 번째)이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8강전에서 후반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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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의 포항 스틸러스가 ‘미니 한일전’에서 나고야 그램퍼스를 꺾고 12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에 진출했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가 더비'에서는 연장 혈투 끝에 울산이 웃었다. 포항과 울산은 20일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포항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CL 8강전에서 후반 임상협의 멀티골과 이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 등에 힘입어 나고야를 3-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
16강에서 세레소 오사카와의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던 포항은 토너먼트 2경기 연속 일본 팀을 누르고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특히 포항은 이번 시즌 ACL 조별리그에서 나고야와 같은 조에 속해 1무1패로 열세를 보였는데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 통쾌하게 설욕했다. 포항이 ACL 4강에 오른 것은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던 2009년 이후 12년 만이다.
팽팽한 흐름 속에 초반 분위기는 나고야가 가져갔다. 포항은 전반 31분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다. 오른쪽 측면 돌파를 내준 포항은 아크 정면에서 상대 골잡이 야쿱 스비에르초크의 슈팅이 빗나가면서 한숨을 돌렸다. 나고야의 공세에 포항은 줄곧 고전했다. 전반 33분에도 스비에르초크의 슛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수비수가 걷어냈고, 재차 이나가키 쇼의 슈팅은 이준 골키퍼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후반 들어 서서히 분위기를 바꾼 포항은 후반 8분 임상협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오른쪽 코너킥이 올라온 것이 혼전 상황에서 문전의 임상협에게 향했고, 임상협은 놓치지 않고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탄 포항은 후반 25분 이승모가 쐐기골을 넣었다. 신진호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승모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다급한 나고야의 막바지 파상 공세를 잘 이겨내고 승리를 눈앞에 둔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엔 임상협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쐐기골을 꽂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7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울산 바코가 슛을 하고 있다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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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더비'로 불리는 울산과 전북의 8강전에서는 울산이 전·후반 90분을 2-2로 비긴 뒤 연장전 터진 이동경의 결승 골에 힘입어 전북을 3-2로 이겼다. 이로써 울산은 ACL을 제패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4강에 안착했다.
기선을 제압한 건 울산 '에이스' 바코의 한 방이었다. 전반 13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태환의 패스를 받은 바코가 화려한 개인기로 전북 선수들을 제치며 페널티 지역 안으로 파고들더니 강력한 왼발 슛을 그대로 골대 안에 꽂았다.
이후에도 바코를 제어하지 못하며 고전을 거듭하던 전북은 전반 39분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점 골로 연결했다. 하프라인 쪽에서 김보경이 볼을 따낸 뒤 속도를 끌어 올리며 정확한 킬 패스를 보냈고, 한교원이 페널티 지역 중앙으로 쇄도하며 때린 오른발 슛이 골 그물을 흔들었다.
울산은 전반 추가시간 윤일록의 득점포로 리드를 되찾은 채 전반을 마쳤지만, 전북이 후반전 시작 3분 만에 페널티 지역 왼쪽 쿠니모토의 멋진 왼발 발리슛으로 다시 균형을 이뤄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졌다.
이후 양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지만 90분 동안엔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연장 전반 11분 이동경의 묵직한 중거리포로 무게 중심이 다시 울산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이후 전북의 파상공세가 모두 무위에 그치며 결국 울산이 웃었다.
울산과 포항은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운명의 '동해안 더비'를 펼친다. 올해 ACL 4강은 동아시아 권역에선 울산과 포항, 서아시아 권역에선 알 힐랄과 알 나스르(이상 사우디아라비아)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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