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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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습니다.”
FC서울 ‘원클럽 맨’ 고요한(34·사진)의 다짐이다. 올해 초까지 그는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팀이 최하위로 처지는 부진에 빠졌는데,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서였다. 지난해 무릎 수술 여파로 4월에야 합류한 고요한은 두 경기 만에 무릎 내측 인대 파열 부상을 입었다.
고요한은 “동계 훈련 때 몸이 잘 만들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복귀하자마자 또 다쳐 마음이 무거웠다”며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함께하지 못해서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고요한이 돌아오자 서울은 조금씩 올라섰다. 안익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11경기에서 6승 4무 1패를 거뒀다. 파이널B에서 가장 높은 순위인 7위를 기록했다. 고요한은 “서울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하지만 마지막 10경기를 치르면서 내년을 기대해도 되겠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가장 인상적인 경기는 35라운드 광주전이다. 서울은 0-3으로 뒤지다 네 골을 넣었다. 후반 43분 고요한의 발끝에서 결승 골이 터졌다. 고요한은 “그 경기를 졌으면 플레이오프나 강등권으로 밀렸을 것이다. 0-3이 됐을 땐 막막했는데, 선수들 의지가 강했다. 역전승을 거두고 다들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안익수 감독은 “(기)성용이 형과 (고)요한이 형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 고요한은 “감독님이 ‘나이가 들면 더 운동해야 젊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얘기하셨다. 또 회복시간을 고려해 훈련할 수 있게 해줬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팀에서 기성용은 엄마, 고요한은 아빠 같은 역할을 했다. 고요한은 “부드럽게 조언해주는 건 성용이가 하고, 경기에 집중하게 하는 역할은 내 몫이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걸 강조했다”고 말했다.
고요한은 FC서울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선수다. 2004년 토월중 중퇴 후 입단, 17년 동안 서울 유니폼만 입고 433경기를 뛰었다. 3년 연속 주장(2018~2020년)을 맡은 선수도 팀에서 그뿐이다. 고요한은 “부상이 없었다면 500경기 출전도 빨라졌을 텐데 아쉽다”며 “한 팀에서 그렇게 뛰려면 운도 따라야 하고, 여러 상황이 맞아야 한다. 부상만 없다면 500경기 출전을 달성할 것 같다”고 했다.
FC서울은 2016년 우승 이후 하락세다. 최근 네 시즌 동안 세 번이나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갔다. 고요한은 “최근 입단한 선수들은 모르겠지만, 서울은 지금의 전북처럼 우승하지 못하면 아쉬워하는 팀이었다. (다시) 우승권에서 다투는 팀이 되어야 한다”며 “가장 바라는 건 은퇴하기 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시즌 막바지에 한 번만 진 건 대단한 성과다. 이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분명히 리그 3위 이상을 노려볼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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