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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얼룩진 빅리그 레전드, 명전 오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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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08년 2월 미 하원청문회에 약물관련으로 소환된 사이영상을 7회 수상한 로저 클레멘스가 선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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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야구기자단(BBWAA)의 2022년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투표가 역대급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돌아보면 뚜껑이 열린 뒤 투표 결과로 반짝 이슈가 되기는 한다. 그러나 올해는 투표부터 큰 이슈다.

메이저리그 흑역사 스테로이드 시대가 빚은 결과다. 자격 첫 해 후보인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이비드 오티스, 마지막 10년째인 로저 클레멘스, 배리 본즈, 새미 소사 등이 약물과 연관돼 있다. 커트 실링은 성소수자, 무슬림 차별 발언과 SNS로 명예의 전당에서 외면받고 있다. 한마디로 ‘논란(Controversial)’이 많은 투표가 될 수밖에 없다.

역대 명전 투표는 간단했다.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성적, MVP, 사이영상 수상, 홈런 500개 이상 탈삼진 3000개 이상 등의 이정표 기록이 기자들 투표에 고려됐다.

MLB 네트워크는 2022년 발표를 앞두고, BBHOFTRACKER.COM을 통해 기자들의 투표 성향을 조사해 방송했다. 현지 동부시간으로 24일 오전 9시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데이비드 오티스 83.7%, 배리 본즈 77.5%, 로저 클레멘스 76.4%를 얻고 있다고 했다. 몇명의 투표인단을 조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16표가 모자란 커트 실링은 60.7%로 조사됐다. 75% 지지를 얻어야 명전 회원이 된다.

과연 이 조사의 신빙성 여부는 현지 시간 25일 오후 6시가 되면 명전 회원이 공개돼 알 수 있다. 그동안 방송활동을 하는 널리 알려진 야구기자들은 약물에 얼룩진 스타, 실링 등에 꾸준히 투표해온 것으로 스스로 밝혔다. 하지만 지역매체 기자들은 약물혐의자들을 철저히 외면했다. 스테로이드 시대에 은퇴한 선수 가운데 명전 회원이 된 레전드는 단 한 명도 없다.

1990년 자격 첫 해 명전 회원이 된 전 2루수 조 모건은 생존에 “스테로이드 사용자는 절대 명예의 전당 회원이 돼서는 안된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170cm의 단신이었던 모건은 10차례 올스타 선정, 두 차례 MVP를 수상한 ‘작은 거인’이었다. 모건의 발언 여파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야구기자단은 아직 한 명도 약물혐의자를 쿠퍼스타운으로 보내지 않았다.

클레멘스와 본즈는 올해가 자격 마지막 해다. 이들이 약물과 관련없다면 자격 첫 해는 물론이고 90% 이상의 지지를 얻어 당당히 2013년에 명전 회원이 됐다. 둘은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클레멘스는 사이영상 7회, 본즈는 MVP 7회 수상자다. 앞으로도 절대 나올 수 없는 수상 기록이다. 본즈는 홈런 762개로 역대 1위에 랭크돼 있다. 클레멘스는 탈삼진 4672개로 역대 3위다. 354승으로 다승 부문 9위다.

둘은 나란히 약물혐의를 받고 있으면서도 한 번도 이를 시인하지 않았다. 증거들이 속속 나왔지만 둘은 입을 모은 듯 “알면서 약물을 사용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모르고 사용했을 수도 있다는 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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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출두한 뒤 법정을 나서는 홈런왕 배리 본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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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클레멘스와 본즈는 약물 혐의 이전부터 뛰어난 자질을 갖춘 MLB 투타를 대표했다. 클레멘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사이영상을 3차례 수상했다. 댄 듀켓 단장은 1996년 “클레멘스의 기량은 이제 황혼길에 있다”며 재계약을 하지 않고 프리에이전트로 풀었다. 이후 4차례 사이영상을 추가했고, 2005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역대 최고령(42)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 약물이 아니면 불가능한 기록들이다.

본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MVP를 2회 수상했고, FA로 이적한 SF에서 5회 추가했다. 홈런, 볼넷, 고의4구 최고 기록들은 모두 SF 시절에 만들었다.

클레멘스와 본즈의 투표 결과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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