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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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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현금만 쓸 수 있어요"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개막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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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난 4일 베이징 국가체육장 내 안전요원들이 객석을 살피고 있다. 이날 외신기자들은 '폐쇄 루프' 안에서 이동이 제한됐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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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 “가방도, 음식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개막식장에서 음식과 음료를 구입하려면 약간의 현금을 준비하세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외신기자들을 ‘관람객’으로 초청한 중국 정부는 이런 내용의 공지를 보냈다. 개막식 전·후 4번의 핵산검사와 2번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14일 이내 베이징 밖 이동 금지 등 까다로운 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중국은 사실상 현금 사용이 사라진 국가다. 대신 한국의 삼성페이와 같은 알리페이·위챗페이가 대중화됐다. 그럼에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장에서 현금이 필요하다는 주문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개막식 당일인 지난 4일 오후 베이징 국가체육장 안으로 들어서자, 2층 관람석 복도에 중국 정부가 올림픽 기간에 전세계 최초로 내놓은 '디지털 위안화' 홍보관이 곧바로 눈에 들어왔다. 홍보요원은 관람객을 상대로 디지털 위안화 사용 방법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한국 현금인출기와 비슷한 외양의 디지털 위안화 환전기는 중국어, 영어, 한국어 등으로 언어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위안화를 활용하는 외국인들이 극소수에 불과해 무용지물이었다.

심지어 개막식장은 디지털위안화 홍보를 위해 이미 대중화된 민간 주도의 알리·위챗페이 사용을 막았다. 결국 알리·위챗페이를 이용할 수 없고 디지털위안화 역시 외국인에겐 제한돼 있으니 굶지 않으려면 현금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이로써 중국 정부가 “현금을 준비하라”고 공지한 이유의 궁금증이 해소됐다.

예상대로 식음료 판매점에선 기존 결제 시스템 사용이 불가능했다. 외신기자들은 대부분 현금을 내고 커피 등 간단한 음료를 주문했다. 한 판매원에게 이유를 묻자 “정부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비자카드로도 구매 가능하다”고 짧게 답했다.

개막식을 생방송 중계하던 외신기자는 중국 안보요원에게 끌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외신기자가 수칙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는 “네덜란드 기자가 임시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또 "(안보요원은) 정중하게 설득했지만 기자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지 않았고 안보요원을 존중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개막식 도중에 등장한 한복을 두고 '동북공정' 논란도 야기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6일 베이징 특파원단과 화상 간담회에서 개막식 한복 등장과 관련 “중국 14억 인구 중 1억2000만명가량이 소수민족이고 한족을 제외하면 55개 민족이 소수민족이며 그러한 관점에서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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