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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루지 새 역사, 불모지에서 전원 완주까지 [올림픽 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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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한국 루지 대표팀이 또 한 번 완주했다.

한국 루지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애초 2010년 밴쿠버 대회 루지 종목에서는 남자 1인승에 출전한 이용(43)뿐이었다. 루지와 스켈레톤, 봅슬레이까지 썰매 3개 종목을 모두 다룬 그는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최초의 루지 선수였는데, 한국은 밴쿠버 대회 전까지도 올림픽에서는 남자 1인승에만 출전해 왔다. 그동안 여자 1인승과 혼성 2인승에 출전한 선수는 없었다.

불모지를 개척한 지 16년째가 돼서야 올림픽 루지 전 종목에 한국 선수의 이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서 해설을 맡은 성은령(29)이 한국 여자 루지의 개척자로 나서 2014년 소치 대회부터 2018년 평창 대회까지 활약했고, 박진용(28·경기도청), 조정명(28·강원도청)이 각 파일럿과 백맨을 맡아 2인승 팀을 꾸렸다. 덕분에 한국은 소치 대회부터 정식 종목이 된 혼성 단체 계주에도 나설 수 있었다.

올림픽 루지 전 종목에 출전한 지 8년째 됐는데도 일각에서는 한국을 여전히 루지 불모지로 본다. 독일, 오스트리아, 라트비아 등 유럽의 루지 강국들 사이 아시아 국가는 여전히 드문 까닭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소치 대회부터 단 한 차례도 완주에 성공하지 못한 적이 없었다. 매 대회, 매 종목마다 급격히 꺾이는 코너를 돌다 뒤집힌 썰매를 다시 타지 못하고 결승선을 바라만 본 여러 강국들 사이에서도 매번 안정적인 주행을 펼쳤다는 평가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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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루지 대표팀은 지난 5일 시작한 남자 1인승부터 10일 혼성 단체 계주까지 4개 종목에서 늘 안정적인 주행을 펼쳐 왔다. 출발을 끊은 임남규(32·경기도루지연맹)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강이 뼈가 보일 만큼 큰 부상을 당하고도 강한 출전 의지를 보였는데, 매 시기 기록을 단축하면서 최종 33위로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평창 대회부터 2회 연속 여자 1인승에 출전한 독일 출신 귀화선수 아일린 프리쉐(29·경기도청)는 부상 여파가 있는 가운데 썰매가 뒤집혔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최종 19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소치 대회부터 3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박진용, 조정명은 유쾌한 기운을 뽐내며 최종 1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두 선수는 혼성 단체 계주에서도 한국의 기록 단축에 기여했다. 부상 여파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프리쉐의 마지막 경기. 앞서 프리쉐와 임남규가 썰매 전복 위기에도 완주해내며 넘긴 바통을 받은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이른바 '마의 구간'이라고 불리는 13, 14번 코너 구간을 돌면서도 부딪치지 않고 1분03초291로 터치패드를 때렸다. 한국은 합계 3분11초238(여자 1분02초682·남자 1분05초265)로 13위를 기록했다. 뼈가 부러지고 살갖이 벗겨져도 출전하려 한 대회. 썰매가 뒤집혀도 포기하지 않은 한국 루지는 또 한 번 전원 완주에 성공했다.

사진=REUTERS/AFP/연합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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