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규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ｍ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2022.2.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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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차민규(의정부시청)는 두둑한 배포를 지녀 단거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떨지 않은 강심장으로, 큰 경기에서 유독 강했다.

사실 올 시즌 빙상연맹 월드컵에서의 기록이 좋지 않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그런데 정작 본 무대에 오르는 강심장이 튀어나왔다. 역시 승부사였다.

차민규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를 기록, 올림픽 기록을 세운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차민규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며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많은 기대를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스케이팅 세팅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낸 차민규는 올림픽 전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장점인 스타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4차 대회까지 최고 성적이 7위에 머물렀다. 2021-22시즌 전체 월드컵 랭킹도 11위였다.

하지만 차민규는 큰 무대에 강했다.

언제 부진했냐는 듯 올림픽에선 제 실력을 발휘했다.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차민규는 100m 구간을 9초64에 통과, 이번 시즌 가장 좋은 출발을 했고 이어 끝까지 거침없이 질주를 이어 34초39의 시즌 최고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의정부시청에서 차민규를 지도한 이강석 KBS 해설위원은 "(차)민규가 월드컵에서 몸이 올라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은 완벽했다. 덕분에 월드컵에서의 부진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며 더욱 감격스러워했다.

남자 스케이팅의 전설로 꼽히는 제강성렬 SBS 해설위원 역시 "시즌 기록이 내내 안 좋았는데, 역시 차민규는 큰 경기에 강하다. 이건 정말 기적"이라며 기뻐했다.

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차민규는 진짜 중요한 순간 실력으로 증명하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냈다.

차민규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ｍ 경기를 마치고 태극기를 들고 빙판 위를 달리고 있다. 2022.2.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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