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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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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녀 눈물에도 멈추지 않는 분노...불공정 올림픽 쐐기 박은 '발리예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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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 CAS 구제로 오늘 저녁 싱글 출전
러시아 방송 인터뷰서 "극복해야 할 무대"
여전히 세계 반응은 싸늘
김연아 SNS에 "도핑 선수 출전 안 돼"
한국일보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14일 중국 베이징 캐피타 실내 연습링크에서 공식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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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논란에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출전 자격을 얻은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굳게 닫았던 입을 열었다. 15일 공개된 러시아 방송 채널원과 인터뷰에서 발리예바는 “지난 며칠간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며 “(이번 대회는) 극복해야 할 무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16세 소녀가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세계적 지탄을 받아서인지, 발리예바는 인터뷰 내내 울먹였다. 이에 러시아는 발리예바에게 국가적인 응원을 보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 모두가 발리예바의 승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폐막식 기수로 발리예바를 내세우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발리예바는 베이징올림픽 여자 싱글 출전 여부를 결정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청문회에서 할아버지 심장 치료제 탓에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를 향한 세계적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공정과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스포츠의 가치를 금지 약물 복용으로 크게 훼손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김연아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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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가 15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핑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서 경쟁할 수 없다. 이 원칙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 모든 선수들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고 적은 글은 하루 사이에 약 24만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김연아의 게시물에 국내외 팬들도 “여왕님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라고 지지했다. 1998 나가노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타라 리핀스키(미국) 또한 ”우리 스포츠에 영원히 남을 상처가 생겼다”고 반발했다.

발리예바를 겨냥한 반발은 피겨계를 넘어 하계종목으로도 번졌다. 마리화나 복용으로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던 육상 선수 샤캐리 리처드슨(미국)은 SNS에 “발리예바와 내 상황이 뭐가 다른가”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샘플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됐는데 세상은 이제야 알게 됐다. 나는 마리화나 복용 후 일주일 만에 결과가 나왔고, 나의 명예와 재능은 학살당했다”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올림픽 초반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이번 대회는 발리예바 파문이 ‘불공정 올림픽’의 쐐기를 박았다. “베이징올림픽이 발리예바 사건으로만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던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의 소망과 달리 이제는 발리예바 논란을 빼놓고 얘기하기 어려운 대회로 남게 됐다.

피겨 여자 싱글에서 발리예바는 금메달 0순위다. 남자 선수들도 어려워하는 4회전 점프를 구사할 만큼 워낙 압도적인 실력을 갖췄다. 지난 7일에는 러시아 팀 동료들과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다만 IOC는 모든 선수와 국가의 공정성을 위해 러시아의 단체전 시상식을 연기했고, 오는 17일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확정할 경우에도 시상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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