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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논란’ 발리예바 무대에 침묵으로 보이콧 나선 중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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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연기를 마친 뒤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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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논란에 오른 카밀라 발리예바(15·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모습을 드러내자 국내 방송사 해설진이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발리예바는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과 예술점수(PCS) 37.65점으로 총점 82.16점을 기록, 1위에 올랐다.

이날 발리예바가 빙판에서 약 3분간 연기를 하는 동안, 한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해설위원들은 중계를 거부했다.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경기 후 “별로 하고 싶은 말이 딱히 없어 중계를 안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곽 해설위원은 “(발리예바의) 출전 여부를 내가 결정할 순 없지만 솔직히 좋은 시선이 안 가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나의 의견이 이번 해설에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런 선수가 경기에 나서면 다른 선수들이 그동안 노력한 게 뭐가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미국 NBC의 해설진도 침묵을 지켰다.

NBC에서 해설을 맡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타라 리핀스키와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조니 위어 모두 발리예바가 연기하는 동안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앞서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에서 열린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실시한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왔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며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어 약물 목록에 올라 있다.

지난 8일 검사 결과를 통보받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의 자격 일시 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발리예바 측이 항소를 제출했고 다음날 RUSADA는 정지 처분을 철회하고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이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CAS에 제소했다.

하지만 CAS는 발리예바가 미성년자이며 지난해 12월에 진행한 도핑 검사 결과가 이달 8일에 통보된 것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발리예바의 손을 들어줬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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