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개최국 중국의 노골적인 편파판정과 변수로 떠올랐던 빙질. 여러 악재에도 한국 대표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으며 '쇼트트랙 최강국' 명성을 이어나갔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하기 전부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2018 평창 대회만큼의 기대를 받지 못했다. 평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는 동료 험담 논란으로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앞서 징계를 받은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은 지난해 중국으로 귀화했다. 여기에 김지유는 부상 여파로 출전이 불발됐다.

시작은 미약했다. 2000m 혼성 계주에서 박장혁(스포츠토토)이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고, 여자 500m에서도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이 넘어지며 조기 탈락했다. 남자 1000m 준결승에서는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납득하기 어려운 실격 판정을 받으며 메달 도전이 무산됐다. 우려했던 중국의 판정 논란과 낯선 빙질이 메달 사냥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재빨리 아픔을 털어낸 황대헌이 남자 1500m에서 정정당당하게 금메달을 수확, 메달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흐름을 이어간 건 여자 대표팀이었다. 여자 1000m에서 최민정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상승세로 바뀌는 시점이었다.

끝은 창대했다. 쇼트트랙 마지막 일정만을 남겨둔 16일 한국은 최민정이 여자 1500m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남자 대표팀이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헀다. 여자 대표팀은 최민정이 마지막 기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노골드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민정은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만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하며 동계 올림픽 통산 메달 5개로 한국 선수 역대 최다 메달 공동 1위에 올랐다.

마지막 날 화려한 불꽃을 태운 한국은 총 5개의 메달(금2·은3)로 목표를 달성했고, 최다 메달을 획득했다. 중국은 온갖 개최국 혜택을 누리고도 총 4개(금2·은1·동1)의 메달로 가장 많은 메달을 차지하지 못했다. '신흥 강호' 네덜란드(금2·은1·동1)를 비롯해 이탈리아(금1·은2·동1), 캐나다(금1·은1·동2)도 메달 4개를 얻었다.

이번 베이징 대회는 한국 쇼트트랙이 세간의 우려를 보란 듯이 지워낸 무대였다. 우승 DNA는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은 자타공인 쇼트트랙 강국으로서 건재함을 고스란히 과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