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에어리얼 결선에서 동메달을 딴 일리야 부로프(왼쪽·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은메달을 딴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를 껴안으며 축하해 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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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 지대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지만 양국의 선수들은 전쟁의 위기를 뛰어넘는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16일 밤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대회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에어리얼 결승에서는 치광푸(중국)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우크라이나)와 일리아 부로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이 종목 챔피언에 올랐던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가 은메달을 딴 뒤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기뻐하자, 동메달을 딴 일리야 부로프가 그에게 다가가 뒤에서 껴안으며 축하해 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대치 속에서도 양국 사이에 남은 온기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국경지대에서 대치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유럽 국가 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16일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디데이’로 제시했다. 다행히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의 예상과 다르게 이날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았다.
SNS에선 “부로프와 아브라멘코의 포옹이 전쟁을 막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만큼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에어리얼 결승이 열린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시간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간의 긴장을 초월하는 제스처”라고 평했다. 간이 시상대에 오른 아브라멘코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펼쳐 보였고, 도핑 징계로 국제대회에서 자국 국기를 사용할 수 없는 부로프는 유니폼 위에 새겨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상징하는 오륜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브라멘코는 전쟁의 위협에 신음하는 자국에 베이징올림픽 첫 메달을 안겼다. 그는 “비록 착지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조국의 첫 메달을 따낸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투데이/이혜리 기자 (hyer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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