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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장의 절대 권력자 '심판장',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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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들 의견 모은 뒤 최종 결정은 혼자서

"7명 심판, 다수결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뉴스1

7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심판진들이 비디오판독을 하고 있다. 2022.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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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좁은 트랙을 많은 이들이 빠르게 도는 쇼트트랙 종목에서는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장면이 종종 나온다. 자연스레 판정 시비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어느 정도는 실수에 가까운 판정도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러나 지나친 것은 문제가 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편파에 가까운 판정들이 자주 나와 잡음이 일었는데, 맞물려 쇼트트랙 심판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지난 16일 끝난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획득하며 세계 최강임을 자랑했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상향 평준화된 상대팀들의 견제를 뿌리쳐야 했고, 이해할 수 없는 심판 판정도 극복해야 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의 안톤 오노(미국) 사건처럼 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의 판정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당시 김동성은 남자 1500m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심판장이 오노의 과한 동작을 보고 김동성에게 실격을 선언했다. 그를 대신해 홈팀 미국 출신 오노에게 금메달이 돌아가 큰 논란이 벌어졌다.

쇼트트랙의 심판 시스템이 판정 논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국제 대회마다 남녀 각각 심판장 1명, 어시스턴트 레프리 2명, 비디오 판독 심판 1명, 스타터 1명, 조 편성원 1명 등 총 12명의 심판들을 배정한다.

이중 경기장에는 심판장과 어스시턴트 레프리가 들어가는데, 심판장의 권한이 막강하다.

심판장은 모든 경기가 끝난 뒤 어시스턴트 레프리, 비디오 판독 심판과 의사소통을 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맡는다. 다른 심판들 의견과 상관없이 심판장이 결정을 내리면 더 이상 결과는 번복되지 않는다. 한 빙상계 관계자는 "심판장의 양심에 따라 경기 결과가 바뀌는 경우도 적잖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뉴스1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경기에서 황대헌이 역주 중 상대 선수와 충돌 후 실격 처리가 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2.2.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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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장의 막강한 힘은 이번 대회에서도 잘 나타났다. 개최국 중국은 쇼트트랙 첫날이던 5일 혼성 계주, 7일 남자 1000m에서 판정의 이득을 보면서 금메달 2개를 챙겼다.

ISU 관계자는 "이번 대회 경기 마다 심판진들의 의견 충돌이 많았다고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심판장은 중국 쪽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고 고백했다.

하필 이번 대회는 ISU 심판 기술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베이징에 들어오지 않았다. 기술위원장은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심판들과 회의를 하며 문제점에 대해 토론을 나누는 역할을 한다. 그나마 심판장의 권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위치인데 없었다.

ISU 관계자는 "(ISU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 최소 인원의 심판진을 파견한다는 방침으로 기술위원장을 이번 대회에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 계속해서 문제점이 지적되자 ISU 내에서도 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용구 ISU 국제심판은 "현재는 심판장을 포함해 총 4명의 심판이 의견을 제시하고, 심판장이 홀로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7명이 심판이 경기를 관장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다수결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ISU 내 분위기를 전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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