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유영은 지난달 올림픽 최종 선발전을 앞두고 스케이트를 신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발목 통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심하게 부은 유영의 발목. (사진=유영 측 관계자 제공) |
유영은 지난달 7일 열린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를 준비하던 중 왼쪽 발목에서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왼쪽 발목이 점점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결국 나중엔 스케이트를 신기 어려울 정도로 퉁퉁 부었다.
유영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를 쉼없이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발목에 크게 무리가 가고 말았다. 운동은 커녕 걷기조차 어려운 상태였지만 유영은 포기할 수 없었다.
종합선수권 대회는 베이징올림픽 2차 선발전을 겸하는 중요한 무대였기에 유영은 병원과 한의원을 병행하며 발목 치료에 전념했다. 며칠 동안 발목 치료에 집중한 끝에 다행히 부기가 조금씩 빠졌다. 통증은 여전했지만 스케이트 부츠를 신을 수 있었다.
마침내 유영은 종합선수권에 출전해 변함없이 트리플 악셀을 뛰었고 김예림(수리고)과 함께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유영은 출전권을 따냈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첩첩산중이었다. 유영의 발목 상태를 본 의료진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지만 베이징 올림픽 개막까지 한 달여 상황 속 마음 편하게 쉴 수 없었다. 휴식을 취하면 자칫 실전 감각과 점프 밸런스는 물론 컨디션이 망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유영은 집중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고 다행히 발목 상태는 조금씩 나아졌다.
유영은 매일 이를 악물고 통증을 참아내며 트리플 악셀을 연습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도 감각을 유지하려고 나섰다. 온전하지 않은 발목 탓에 여러 차례 넘어지며 유럽 선수들이 없는 대회에서 6위에 그쳤다.
다행히 발목의 부기가 점점 줄어들더니 올림픽을 앞두고 하늘이 도운 듯 멀쩡해졌다. 중국 베이징으로 떠나는 지난 9일 새벽까지도 훈련에 힘썼다.
유영은 15일 쇼트 프로그램과 17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한 차례씩 트리플 악셀을 뛰었다. 비록 둘 다 회전수가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역대 올림픽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유일하게 시도했고, 넘어지지 않은 한국 여자 선수가 됐다.
유영은 연기를 마친 뒤 “연습하면서 힘들었던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유영은 총점 213.09점을 받아 여자 싱글 6위에 올랐다. 이는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 2014년 소치 대회 은메달의 성적을 낸 이후 한국 선수로는 역대 올림픽 여자 싱글 통산 세 번째로 높은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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