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서 5위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생각 들어"
아픔과 상처 조금은 아물어 "이제 밝게 웃는 모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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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조명을 받는데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됐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5위를 한 김보름(강원도청)의 소감이다. 그는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스프린트 점수 6점(8분16초81)을 얻었다. 똑같이 6득점한 발레리에 말티스(캐나다·8분20초46)보다 결승선을 먼저 통과해 5위를 했다.
메달 사냥에 실패했으나 김보름은 4년 전 악몽을 어느 정도 떨쳐냈다.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팀 추월 경기에서 팀 동료 노선영을 따돌렸다는 의혹을 받아 국민적 비난에 시달렸다. 또 다른 팀 동료 박지우(강원도청)와 함께 노선영보다 한참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이유였다. 왕따 주행 가해자로 거론돼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고개를 숙였다. 이 사건은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갔을 만큼 큰 논란으로 번졌다. 김보름은 노선영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고, 최근 일부 승소했다. '왕따 주행'은 없었다는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가 재확인돼 그동안 덧씌워진 가해자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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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은 "4년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오늘 이렇게 많은 분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라며 "메달은 따지 못했으나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레이스 중반 뒤부터 앞쪽에 있겠다고 작전을 세웠는데 조금 서두른 것 같다. 마지막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보이며 "정말 많이 노력했고, 과정에 후회도 없다. 오늘의 결과 역시 제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보름은 지난 4년을 "아픔과 상처가 조금은 아물었던 기간"이라고 표현했다. "응원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라는 것을 느낀 지금이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한 것 같다"며 "이제는 밝게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가리키며 "지금부터 마음을 다잡으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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