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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프로농구 KBL

김희옥 KBL 총재님, 농구대표팀 국제경쟁력 높이시겠다면서요? [서정환의 사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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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서정환 기자] 국가대표팀 국제대회 출전에 적극 협조해도 모자랄 KBL이 역대급 민폐로 사상초유 ‘몰수패’를 야기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2023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에 최종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아시아예선 불참으로 FIBA로부터 몰수패를 선언당해 4패를 기록하게 됐다.

KBL에서 잇따라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것이 대표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농구대표팀은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대회참가를 위해 노력했다. 원래 뽑은 14인 멤버 중 확진자가 나오자 예비엔트리 24인까지 교체범위를 넓혔지만 사태를 막지 못했다.

빠른 결단만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 이달 초순부터 KBL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자 조상현 농구대표팀 감독은 16일로 예정된 농구대표팀 선수소집을 당겨줄 것을 KBL에 요청했다. 하지만 KBL은 이를 묵살한 것도 모자라 17일 코로나로 치르지 못해 연기된 3경기를 추가 배정했다. 결국 대표팀 소집도 18일로 미뤄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KBL의 제도적 허점을 파고들었다. 15일 치른 현대모비스 대 SK전에서 의심증상이 있는 선수가 뛰었고, 추후 확진판정을 받았다. 경기를 앞두고 구단측에서 경기취소 및 마스크 사용을 건의했지만 모두 묵살당했다. KBL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고, 경기엔트리 12인을 맞추면 경기진행을 강행하고 있다. 항원검사에서 음성이었던 선수가 구단이 따로 진행한 PCR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도 많았지만 현재 KBL 제도에서는 걸러낼 수 없다.

KBL은 선수들 건강보다 경기일정이 뒤로 밀리는 것을 더 신경 썼다. 스타급 선수들이 잇따라 SNS에 항의글을 올렸지만 무시했다. 결국 제 때 리그를 중단하지 않은 결정이 대표팀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OSEN

김희옥 KBL 총재는 지난해 7월 취임사에서 여섯가지 공약을 걸었다. 그 중 하나는 “국가대표팀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도록 돕겠다”는 것이었다. 김 총재는 지난 15일 조상현 대표팀 감독을 만나 오찬을 함께 하고 격려금을 전달했다.

물론 대표팀을 위한 금전적 지원도 꼭 필요하다. 다만 김 총재가 격려금 주면서 생색낼 시간에 리그를 중단하는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면 작금의 사태는 충분히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현재 모양새는 농구협회를 도와도 모자랄 KBL이 대표팀의 발목을 제대로 잡은 격이다.

대표팀은 농구월드컵 예선에 출전해보지도 못하고 몰수패로 4패를 떠안았다.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한 장수 앞에서 KBL이 무슨 국제경쟁력을 언급할 자격이 있단 말인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같은 날 KBL은 이사회를 열어 정규리그 일정을 일주일 연기해 4월 5일에 종료하고, 플레이오프는 종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결정했다.

코로나 사태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상황이다. 22일 기준으로 프로농구 확진자는 108명이 됐다. 과연 KBL이 잔여 정규리그를 무사히 계획대로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KBL은 이미 소를 다 잃었고, 외양간도 제대로 못 고치고 있으며, 옆집에 불까지 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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