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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8년만에 패럴림픽 노메달, 저변 확대 숙제 남겨[베이징 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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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파라아이스하키 대표팀 한민수(가운데) 감독이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장애인아이스하키 동메달결정전에서 중국에 패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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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패럴림픽공동취재단]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의 막이 내렸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이 13일 대회 폐막을 맞았다. 한국은 동메달 2개, 종합 25위권 진입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선수 32명과 임원 50명 등 총 82명을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알파인스키 장대균(서울시장애인스키협회)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합류가 불발돼 총 79명(선수 31명·임원 48명)이 참가했다.

◇ ‘동메달 2개’ 목표 달성 못 해…8년 만에 ‘메달 0개’
한국이 동계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건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1992년 제5회 프랑스 티뉴-알베르빌 대회부터 동계 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은 2018년 평창 대회까지 꾸준히 참가해 통산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첫 메달인 은메달 1개를 수확했고, 2010년 밴쿠버에서 은메달 1개를 추가했다.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 대회 때는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6위를 기록,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 열린 베이징 대회에선 동메달 2개를 목표로 내세웠다. 평창에서 한국의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낸 장애인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42·창성건설)과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최연소’ 국가대표인 알파인스키 최사라(19·서울시장애인스키협회), ‘팀 장윤정고백’(의정부 롤링스톤)이 출전한 휠체어 컬링 등에서 3위권 진입을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이번 대회 6개 종목, 78개 세부 종목 중 한국 선수가 포디움에 오른 종목은 없다. 메달 획득 여부로 선수들이 흘려 온 땀과 눈물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메달을 목표로 치열하게 싸워온 만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고, 현지에서 테스트 이벤트가 열리지 않는 등 대회 준비에 제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없었던 때에도 한국 선수단이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대회들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국가대표 훈련 시스템과 종목별 선수 육성 제도 등을 전반적으로 돌아볼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 여성 선수 2명·평균 연령 37.8세…저변 확대 등 ‘미래’ 위한 준비 필요
그간 한국 장애인체육의 약점으로 꼽혀온 얕은 선수층과 고령화는 이번 대회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패럴림픽에 참가한 46개국 560여 명의 선수 중 여성 선수는 역대 패럴림픽에서 가장 많은 138명이다. 이중 한국의 여성 선수는 단 2명. 최사라와 휠체어컬링 백혜진뿐이다.

장애인 체육 전반적인 저변 확대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미래를 위한 유망주 발굴도 더 힘을 써야 할 부분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37.8세로, 홈 이점을 업고 종합 1위를 차지한 중국 대표팀의 평균 연령인 25세와는 차이가 크다. 31명 중 30대가 13명으로 가장 많고 40대(9명)가 그다음이다.

한민수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마친 뒤 “(장애인아이스하키) 실업팀이 하나다 보니 국내에서 선의의 경쟁이 되지 않고 정체된 느낌이 있다. 또 하나의 실업팀이 생겨서 많은 어린 선수가 발굴되고 좋은 환경에서 서로 경쟁한다면 아이스하키의 비전이 밝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어린 선수 발굴과 인프라 구축에 힘을 쓸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빙판 위의 메시’ 정승환 역시 “스포츠는 투자다. 중국이 베이징 패럴림픽을 유치하면서 많은 투자를 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도 젊은 선수 위주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앞으로 팀을 성장시켜야 세계의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은 13일 진행된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결산 기자회견에서 “선수 발굴을 한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시스템에 있어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신인 선수와 꿈나무 선수 육성 사업의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경기력 향상 대책을 내놓겠다”면서 “스포츠정책과학원과 훈련 방식 개혁 등을 위해 준비를 해 왔다. 2023년부터 (새로운) 선수 발굴·훈련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그래도 빛난 선수들…투지 불태운 노장과 반짝인 샛별들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으나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 3종목과 크로스컨트리스키 3종목 등 6종목에 출전해 약 57.5㎞를 완주했다. 자신이 목표로 했던 2연패는 실패했지만, 7종목에서 약 64㎞를 달렸던 평창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완주’에 성공하며 변함없는 투지와 끈기를 자랑했다.

알파인스키에선 ‘베테랑’ 한상민(43·국민체육진흥공단)이 활강과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등 5종목 전 종목에 나섰다. 한상민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한국의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이후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8년 평창 대회까지 출전한 그는 베이징이 자신의 마지막 패럴림픽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 ‘금빛 질주’를 예고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전 종목에 출전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4년 전 평창에서 동계패럴림픽 첫 동메달을 거머쥐었던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은 4위의 성적을 냈다. 밴쿠버 대회부터 계속해서 패럴림픽 무대를 밟아 온 이종경(49), 장동신(46), 장종호(38), 정승환(36·이상 강원도청) 등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을 잡았다.

미래를 기대케 하는 새로운 얼굴들의 발견도 반가웠다. ‘메달 기대주’로도 꼽혔던 최사라는 알파인스키 시각장애 부문 대회전에서 11위, 회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입상은 무산됐으나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첫 패럴림픽 무대를 마친 최사라는 “다음 목표는 메달”이라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를 기약했다.

스노보드 대표팀에서 역시 패럴림픽 데뷔전을 치른 이제혁(25·서울시장애인체육회), 두 번째 패럴림픽을 마친 박수혁(22·대한장애인스키협회)도 4년 뒤 기량이 더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고승남(37), 백혜진(39), 정성훈(44), 장재혁(51), 윤은구(53)로 이뤄진 휠체어컬링 대표팀 ‘팀 장윤정고백’은 ‘젊은 피’는 아니지만, 5명 모두 생애 첫 패럴림픽에 나서 11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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