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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황선우 “박태환 넘었다는 표현 맞지 않아 … 은메달 뜻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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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황선우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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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선수를 넘었다는 표현은 맞지 않은 것 같다. 저도 더 열심히 훈련해서 차근차근 나아가며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

한국 수영선수로는 11년 만에 롱코스(50m 풀)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메달을 딴 황선우(19·강원도청)가 박태환(33)과의 비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했다.

황선우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이번 2022 FINA(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종목 2개와 계영 4종목 등 총 6종목에 나섰다. 자유형 200m 결선에선 1분44초47의 한국신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작년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자신이 세웠던 종전 한국기록(1분44초62)을 약 11개월 만에 0.15초 앞당겼다. 그는 박태환에 이어 롱코스 세계선수권 경영 종목에서 입상한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고, 박태환이 2011 상하이 대회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지 11년 만에 한국에 메달을 안겼다. 황선우는 이번 세계선수권 계영 800m 예선과 결선에서도 한국신기록 수립에 관여했다. 결선에선 첫 영자로 나서 200m를 가장 빨리 헤엄쳤다. 4월 말부터 6주간의 호주 멜버른 전지훈련이 도움이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이 밖에도 계영 400m와 혼성 계영 400m의 한국신기록에 힘을 보탰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1개를 따고 한국 신기록 5개를 세우는 역영을 펼쳤다.

그런 황선우가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계획과 포부에 대해 말했다. 지난 27일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지 이틀만이다. 다음은 황선우와의 일문일답.

-대회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올해 세계선수권을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호주 가서도 열심히 훈련했다. 그렇게 열심히 훈련한 결과가 이렇게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로 돌아와 뜻깊다.”

-2003년생인데, 작년 도쿄올림픽엔 10대로 출전했다. 20대로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를 맞이했다. 10대의 선수생활과 20대의 선수생활에 있어서 가장 다르게 느껴지는 점은 무엇인가?

“10대 때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학생 선수’로 수영하는 느낌이었다. 20대가 되고 나서는 대학이 아닌 실업팀에 들어가 훈련하다보니 특히 책임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직장 운동선수’여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대회에서 뛸 수 있는 단체전은 다 뛰었는데, 어떤 마음가짐과 생각으로 이렇게 모든 단체전 종목을 소화하게 됐나?

“단체전을 모두 뛰게 된 이유는 제가 자유형 100와 200m에서 두각 나타내는 선수인데, 제가 단체전에서 빠지게 되면 전력 손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선수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전부 뛰자고 생각하며 시합에 임했다. 10경기 가량 뛰니까 후반에 몸이 잘 안 따라줘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체력을 많이 끌어올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체력적 어려움을 느꼈다고 했는데, 현재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또 시합 앞두고 자신만의 루틴이라든가 즐겨듣는 음악, 챙겨먹는 보양식 같은 것이 있나?

“이번 대회에서 10경기 가량 뛰었다. 사실 자유형 200m 결선 경기를 뛰고 나서 체력을 회복하는 부분이 부족해서 자유형 100m에서 조금 부진한 기록이 나온 것 같다. 주종목인 자유형 200m 끝내고 체력 회복에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이번 시합을 계기로 특히 다짐하게 됐다. 시합 전에 하는 루틴은 특별한 게 없다. 시합 뛰기 전에 주로 제 시합 영상들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과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이번 선수권대회 주최측에서 마련해준 식당이 있었는데, 여기 식단이 좀 부족하게 느껴져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준비되어 있는 음식들을 잘 챙겨먹으면서 시합에 임했다.”

-자유형 200m 경기를 치를 때 예선, 준결선, 결선 기록이 점점 좋아졌다. 페이스가 올라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본인도 그렇게 느꼈나? 이렇게 페이스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번 선수권 치르면서 경기 페이스 운영 부분이 많이 늘었다고 개인적으로도 생각하게 됐다. 도쿄올림픽 때는 경험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라 예선 때부터 오버페이스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레이스를 펼쳤다. 도쿄올림픽과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을 뛰면서 이제 경험이 많이 쌓였다. 이번 선수권에선 페이스 운영 부분을 특히 많이 끌어올려서 예선, 준결선, 결선 동안 기록을 줄여가며 레이스를 잘 운영할 수 있었다.”

-체력적으로 부족함을 느꼈다고 했다. 앞으로 많은 대회에 나갈텐데, 체력 회복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어떤 운동을 생각하고 있나? 운동량을 늘릴 생각인가?

“일단 기본 체력 훈련을 늘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한 번 레이스를 펼치면 기진맥진이 되는 체질이다. 회복을 빨리 하기 위해 힘쓸 수 있는 방법을 아직 찾고 있다. 계속 시합을 뛰면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터치, 피니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이안 포프 코치가 터치할 때 머리 드는 습관이 좀 고쳐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개선이 좀 된 것 같은지 궁금하다.

“호주에서 이안 포프 코치가 돌핀킥과 터치를 특히 강조했다. 이번 선수권에서 터치 부분은 잘 나온 것 같다. 포프 코치도 실시간으로 경기 보며 터치 부분은 정말 잘 했다고 칭찬해줬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한국 수영하면 박태환이 거론됐다. 이번 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고 한국신기록도 여러 번 경신했는데, 박태환을 넘어섰다고 생각하나?

“박태환 선수는 수영계에서 한 획을 그은 대단한 선수이다. 그를 넘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멋있게 봐온 선수이다. 박태환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준 만큼, 저도 더 열심히 훈련해서 차근차근 나아가며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

-박태환 선수가 아직 은퇴 선언을 안 했다. 이번 800m 계영 때 세 명의 선수가 1분 46초대 기록이 나왔다. 여기에 박태환 선수까지 더해지면 아시안게임 등에서 사고를 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얘기도 나온다. 혹시 개인적으로 박태환 선수랑 한 번 합작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나?

“박태환 선수는 자유형 200m 등에서 좋은 기록을 갖고 있다. 그가 최상의 상태로 뛸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근데 박태환 선수의 의사도 있지 않나. 이번에 뛰었던 계영 800m 멤버 기록도 아시아 1등 기록이다. 지금 계영 멤버도 같이 힘써서 나아가면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안 포프 코치가 터치 부분 외에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와 관해 이야기해주신 것은?

“전체적으로 아직 전달을 많이 못 받았다. 일단 제 경기를 보시면서 레이스 운영적인 부분, 그리고 터치가 좋아졌다는 것에 관해 칭찬을 많이 해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또 포프 코치님이 전지 훈련 같이 간 4명의 선수 모두 기록들이 잘 나와서 좋아하셨던 것으로 기억난다.”

-자유형 200m 얘기를 해보자. 다비드 포포비치, 톰 딘, 키어런 스미스 등 경쟁자들 연령대가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향후 국제대회에서 자주 보게 될 선수들 같은데, 이 선수들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일단 지금 수영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다비드 포포비치이다. 저보다 1살 어린 선수이다. 계속 수영하며 마주칠 것이고 종목도 같다. 그는 같이 갈 친구다. 선의의 경쟁을 해서 서로 기록을 줄여나가면 앞으로 좋은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포포비치와의 라이벌 구도가 관심사였다. 곁에서 본 포포비치는 어떤 선수였나? 실력적으로 포포비치가 황선우보다 더 뛰어난 부분은 무엇 있나? 반대로 황선우가 포포비치보다 더 나은 점은 무엇인가?

“포포비치와 나이가 비슷해서 시합장에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인사도 많이 했다. 그는 영락없는 고등학생이다. 포포비치의 강점은 수영할 때 폼이 안 무너지고 일정하게 레이스를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포포비치의 200m 기록이 제 기록보다 1초 가량 앞선다. 제가 더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좋은 레이스를 보여줬는데, 200m 결선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없었나? 100m 지점에서 포포비치와 더 붙어 봤으면 하는 그런 아쉬운 점은 없는지? 또 이안 포프 코치 말고 응원이나 격려 보낸 사람 중 기억에 남거나 의미 있었던 것 있나?

“자유형 200m 레이스에서 제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해서 아쉬운 부분은 딱히 없다. 근데 이번에 레이스를 하면서 기록을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훈련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200m 경기가 끝나고 많은 분들께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축하해주신 모두에게 참 감사하다.

-포포비치와 계속 경쟁하려면 자유형 200m에서 1분 43초대 진입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록 달성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점은 무엇인가?

“역대 1분 43초대 기록을 가진 선수들이 총 4~5명 있는걸로 알고 있다. 초반에 포포비치가 100m를 49초대에 턴을 했다. 그래서 1분 43초대에 진입했다. 저도 100m를 49초대에 편하게 도달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 같다. 그래야 1분 43초대를 찍지 않을까 싶다.”

-황 선수의 장점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물을 ‘잘 잡는’ 몸을 타고 났다는 것이다. 근데 자유형 200m에 출전한 다른 선수들 보니 황 선수와는 몸이 다르다고 느껴졌다. 우락부락한 선수들 속에서 황 선수가 눈에 띄었다. 물을 잘 잡는 황 선수의 몸을 유지하면서도 웨이트와 같은 운동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나?

“저도 제 몸에 대해선 아직 사실 잘 모르겠다. 특히 웨이트 운동이 제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이번 시합 때도 웨이트 운동을 거의 안 하고 나갔는데, 이런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 포포비치도 근육질의 몸매가 아닌 얇고 긴 스타일이다. 요즈음 수영 스타일과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형 200m에서 터치 패드를 찍은 다음 톰 딘과 포포비치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얘기를 나눴나?

“톰 딘 선수와는 서로 축하한다는 얘기와 함께 ‘포포비치 1분 43초 기록은 미친 것 아니냐’는 대화를 웃으면서 나눴다. 경기 시작 전에 제가 포포비치에게 장난으로 ‘너 43초 대에 들어갈 것 같다’고 했다. 포포비치도 불가능하진 않다고 얘기했다. 레이스하면서 43초를 찍은 포포비치 모습을 보니 같은 선수로서 참 멋있어 보였다.”

-대회 상금만 1만 6000달러 받고 그러는 등 포상금으로 적지 않은 액수 받게 될 예정이다. 어디에다 쓰고 싶은지, 특별히 선물 전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제가 돈을 소비하고 있는 부문이 별로 없다. 그냥 쇼핑하거나 가족끼리 어디 여행가거나 가족들이 원하는 것 해드리고 싶다. 뭔가 사달라고 하면 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호주 전지훈련 때부터 언론에서도 돌핀킥 관련해서 이슈였다. 이번 대회에서 돌핀킥과 관련해 어느 정도 만족하나? 횟수를 더 늘려가야 된다고 생각하나?

“호주에 갔다온 지 아직 한 달 반 밖에 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돌핀킥이 보완됐다고 보기 힘들다. 한 달 반이 아닌 최소 1년은 해야 돌핀킥 부분이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것 같다. 물 속에서 빠른 동작을 내는 돌핀킥 보완이 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많이 신경 쓰면서 앞으로의 훈련에 임해야 겠다는 생각을 이번 시합을 통해 많이 느꼈다.”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썼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한국 수영 역사에 새 이정표를 썼다는 것에 어떤 만족감을 느끼나?

“작년 도쿄올림픽 이후, 많은 분들께서 수영이라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주셨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저 나름대로 기분이 참 좋고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기록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께 공항에 갔을 때 팬 분들이 선물을 주고 그랬다. 이제 시작일텐데, 팬 분들이 기다려 주시고 선물 주고 그러는 것 어땠나?

“공항까지 와서 축하해주셔서 정말 저 나름대로 기분이 좋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다페스트에서도 시합을 끝나고 나올 때까지 기다려서 선물 주시고 격려 해주셨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메이저 대회에선 어떤 전략으로 기록을 줄일 수 있을까.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이번 부다페스트 선수권에서 많이 느낀 점은 체력 안배와 관련된 부분이다. 이제 경험을 많이 쌓았다. 이번 대회는 내년에 있을 아시안게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더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계영에서 한국 수영이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낸 적이 없다. 선수들도 계영에서 뭔가 해보자는 목표를 설정했을 때 자신감이 있었는지 아니면 반신반의했나? 계영 단체전을 준비하는 경험도 황 선수에겐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어땠나?

“계영 800m 준비하면서 멤버들이 힘들었다. 이번 선수권에서 결선에만 올라가도 좋았을텐데, 예선 때 4위로 결승에 올라가게 되어 예선이 끝나고 우리 모두 매우 좋아했다. 결선에서 2초가량 기록 또 앞당겼다. 결과는 6등이었지만, 저희 멤버들 모두 엄청 좋아했다. 특히 더 좋았던 부분은 제가 1번 주자로 뛰었는데 제 최고 기록보다 0.9초 늦었다. 만약 제가 베스트로 수영하면 기록을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서 힘이 났다. 단체전 결선은 처음이다. 그동안 희망이 잘 보이지 않은 종목이었는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서 앞으로 더 진지하게, 열심히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공항에서 삼겹살을 먹고 싶다는 얘기했다. 그동안 맛있는 것 드셨나? 시즌 때 식단은 어떻게 구성하는지.

“한국 와서 처음으로 먹은 음식은 삼겹살에 짜글이다. 정말 맛있었다. 한국 음식이 진짜 맛있다고 느꼈다. 부다페스트에서 아침에는 10일 동안 똑같은 메뉴가 나오고 점심 메뉴는 입맛에 썩 맞지 않아 힘들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한식으로 충당했다. 식단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대비해서 식단을 잘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메달을 따고 특히 고맙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나? 있으면 영상편지도 부탁한다.

“호주 전지훈련에 가서 4명의 선수와 2명의 코치님이 숙소가 아닌 큰집을 빌려서 함께 한 집 생활을 했다. 식당 가기엔 시간도 애매하고 그래서 전동현 코치, 박지훈 트레이너가 어머니처럼 밥을 해주셨다. 코치, 트레이너 선생님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같이 승승장구 하며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기고 싶다. 저희 계영 멤버도 호주에서 참 힘들었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열심히 훈련했다. 그래서 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포프 코치에게도 많은 것을 배웠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돌핀킥을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밸런스가 중요할 텐데 목표는?

“돌핀킥을 차면 힘든 게 사실이다. 지금 2~3개 가량 차는데, 6개는 아니어도 4개까지는 찰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1개라도 더 차자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고 싶다.”

-계영에서 1번 주자로 나서던데 왜 그랬나? 보통 에이스 선수들이 마지막에 뛰기도 하는데, 주자 순서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초반에 뒤처지면 물살에 휘말려서 뒷주자들이 힘들다. 제가 1번 주자로 뛰어 같이 맞춰가면서 뒷선수들에게 물살 덜 받게 하는 게 이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뛴 단체전에서 다 1번 주자로 뛰게 되었다.”

-도쿄올림픽 때 김제덕, 신유빈과 같이 10대 선수들이 화제가 됐다. 그 선수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김제덕 선수는 선수촌에서 많이 본다. 어쩌다보니 친해졌다. 선수촌에 탁구장이 있는데, 시간이 나면 같이 탁구 치면서 웃고 떠든 기억이 있다.”

-호주 전지훈련 당시 현지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같은 것 있었나?

“이안 포프 코치가 처음에 모든 수영을 할 때 돌핀킥을 6번 차라고 했을 때 저희 4명 다 큰일났다며 절망했다. 그런데 계속 하다보니 나름 적응이 되어가지고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 그 외엔 수영-숙소 오가는 생활밖에 안 해서 딱히 기억이 없다. 아, 포프 코치가 되게 수영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한 바퀴 정도는 빼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빠진 부분 있으면 바로 채워넣는 코치셨다. 그래서 당황했다.”

-한국신기록 5개 등 이번 대회에서 성과 많은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 하나 꼽자면?

“자유형 200m에서 한국신기록 세우고 은메달을 딴 것이다. 색다르게 기뻤던 것은 계영 800m이다. 한국 최초로 결선에 올랐다. 단체전은 멤버와 같이 하는 것이다. 호흡 맞추는 것이 중요하고 팀워크로 시합에 임하는 부분이 크게 와닿았다. 예전에는 이 종목에서 희망이 잘 안 보였는데, 이번에 뛰면서 계영 800m에서도 희망이 보인다, 더 열심히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계영 800m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3년 전 광주에서도 계영 800m 단체전에 나갔었다. 불과 3년만에 계영에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황선수 관점에서 설명한다면?

“2019 광주에서 계영 800m 경기를 뛴 경력이 있다. 이때는 4명의 선수가 호흡을 잘 맞추지 못했고 서로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그래서 조금은 부진한 결과가 있었다. 이번 멤버들과는 1년 정도를 선수촌과 호주 등 오가면서 서로에 대해 정말 많이 알게 되었다. 훈련 파트너로서 시너지 효과도 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 계영 800m에서 좋은 결과 나올 수 있었다. 앞으로 더 호흡을 맞춰 간다면 7분06초 밑으로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가 축하해주더라. 다음 달에 우 선수가 세계선수권에 나가는데, 응원메시지를 보낸다면?

“수영과 육상은 기초종목이다. 육상에서 우상혁 선수가 저번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땄다. 다이아몬드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 냈다. 저도 문자로 축하한다고 보내드린 기억이 있다. 우상혁 선수와 같이 열심히 훈련해서 한국 육상과 수영을 빛낼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황선우(키 1m87, 발크기 290mm)는 키 1m90, 발크기가 300mm를 넘는 선수가 가득한 수영계에서는 그리 큰 체격이 아니다. 그러나 황선우는 아직도 성장 중이다. 부다페스트에서의 역영을 통해 세계무대에 자신을 확실히 각인한 황선우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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