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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백스톱'

'국민 유격수' 지략에 한 방 맞은 어린왕자 "7회 오재일 교체, 흐름 바꿨다"[백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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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이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경기 후 승리구를 챙겨주는 오재일을 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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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결단에 놀랐다. 결과적으로 성공했으니, 판단이 맞았던 셈이다.”

SSG 김원형 감독이 적장을 칭찬했다. 김 감독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홈경기를 앞두고 “박진만 감독대행의 노림수에 한 방 먹었다”고 말했다.

SSG는 전날 치른 삼성전에서 1-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혈투 끝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역투하던 윌머 폰트가 7회초 동점을 내준 게 빌미가 됐는데, 김 감독은 이 대목을 승부처로 꼽았다.

7회초 공격에 나선 삼성은 선두타자 오재일이 볼넷을 골라내자 김성윤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일발 장타가 있는 중심타자를 경기 후반 교체하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팽팽한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9회초 한 번 더 타석에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두자로 나선 김성윤은 곧바로 2루를 훔쳤고, 2사 후 강민호의 중전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우세가 호각세로 바뀐 순간이기도 했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결정적인 장면이기도 했다.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대승을 따낸 삼성의 기세를 고려하면, 불펜진이 상대적으로 헐거운 SSG와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듯했다.

김 감독은 “오재일을 교체하지 않았다면, 도루 시도도 못했을 것이다. (2사후)강민호가 안타를 뽑아내도 2사 1,2루였고, 강한울이 1루 땅볼로 물러났으니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주포를 교체하는 과감한 결단이 동점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삼성이 승리했다. 대행이지만,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허를 찌르는 용병술에 일격 당했지만, 연패는 머릿속에서 지웠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는 상대 선발 황동재가 폰트와 견줘도 손색없을 만큼 좋은 공을 던졌다. 성패는 당일 컨디션이 좌우하는 만큼 오늘(6일)은 우리 선수들이 최상의 당일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두 번은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미소 속에 감췄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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