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동갑내기 이영석·서정호·김정원…"농구 여정 이어가고파"
KBL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한 이영석(왼쪽), 김정원(오른쪽)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농구가 싫어서 그만둔 게 아니니까요."
이영석(22·189㎝)의 엘리트 선수 생활은 고등학교에서 끝났다. 그러나 '농구 인생'은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 김포 풍무고를 졸업한 그는 지역 독립구단에서 뛰고 있다. 프로 입성이라는 꿈도 포기하지 않았다.
20일 KBL 신인 선수 드래프트 콤바인이 진행되는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만난 이영석은 '일반인' 신분에도 도전한 이유를 묻자 "농구가 좋다"고 답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농구부를 나온 이영석은 "농구 외적인 이유로 선수 생활을 그만하게 됐다"면서도 "농구가 싫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친구들 사이에서 내 별명이 '농친'(농구에 미친)이다"며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할 때도 휴가 중에는 계속 농구만 했다"고 말했다.
KBL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한 서정호 |
그러면서 "키가 190㎝는 나올 줄 알았는데, 188.9㎝로 나왔다. 신장 외에도 여러 운동능력이 계속 운동한 친구들에 비해 떨어져서 민망하다"고 웃었다.
올해 프로 입성에 도전하는 일반인은 이영석을 포함해 세 명이다. 모두 엘리트 선수 생활을 하다가 그만둔 이력이 있다.
송도고-명지대 농구부를 거친 서정호(22·182㎝)는 이영석보다는 오래 선수 생활을 했다.
서정호는 "나도 농구만 12년을 했지만 질려서 (선수 생활을) 그만둔 게 아니다"라며 "인생의 절반을 넘게 차지한 내 농구 여정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초부터 3대3 무대에도 모습을 드러낸 서정호는 "프로 선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3대3이든, 뭐든 농구는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호는 선수로서 개인기량은 경쟁자들보다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내 장점은 패스다. 화려한 패스, 안정적인 패스가 다 되는 흔치 않은 자원"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프로에서 강한 압박이 와도 공을 잘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프로농구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문성곤(인삼공사), 이대성(한국가스공사)이 압박해도 문제가 없느냐고 묻자 서정호는 망설임 없이 "당연하죠!"라고 대답했다.
2022 KBL 드래프트 콤바인 |
둘을 비롯해 김정원(22·188㎝)도 명지대 농구부 생활을 그만둔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명지대 시절 무릎부상으로 고생했던 그는 "나도 둘과 같은 이유로 도전했다. 아직 농구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라며 "십수년간 진득하게 한 게 농구뿐"이라고 말했다.
김정원은 콤바인 중 엘리트 선수들과 몸 상태가 비교돼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몸 관리를 원하는 만큼 못했던 부분이 있다. 점프력이나 스피드 등이 예상보다 부족해서 운동을 더 해야겠다"며 "4라운드에라도 뽑히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뽑히고 싶은 팀을 묻자 이영석은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님이 뽑아주셨으면 한다. 경기를 제일 재미있게 봤다"고 밝혔다.
"어느 팀 감독님이든 뽑아주시기만 한다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던 김정원도 "SK 경기가 화려하고 시원하긴 하다"고 넌지시 덧붙였다.
둘의 대답을 들은 서정호는 "나는 모든 구단, 모든 감독님을 다 좋아한다"고 웃었다.
2022 KBL 드래프트 콤바인 |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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