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전북 현대가 마지막 자존심을 세웠다.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던 전북은 1승1무로 우승하며 K리그1에서 우승을 울산 현대에 내준 아픔을 치유했다.

통산 5회(2000, 2003, 2005, 2020, 2022년) 우승도 확정했다.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FA컵 최다 우승팀으로 올라서며 프로-아마 최강팀의 지위를 이어갔다.

K리그에서 마지막까지 울산 현대를 추격했던 전북이지만, 2위로 마감하면서 FA컵 우승은 중요한 수확물로 꼽혔다. 팬들이 김상식 감독의 전술에 불만족을 표현하고 허병길 대표이사의 퇴진까지 외치는 등 '닥공'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전북의 위용을 잃어가고 있었기에 우승은 반드시 필요했다.

우승 여정까지는 쉽지 않았다. 16강에서 울산시민구단을 만나 1-0 신승을 거뒀다. 8강 수원에는 3-0 완승을 거뒀지만, 4강 울산전이 고비였다. K리그1에서 승점 5점 차 1, 2위를 다투고 있었기에 단판 승부에서 울산을 누르는 것이 절대 필요했다.

어렵게 2-1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고 서울을 상대로 1차전을 2-2로 비겼지만, 용기를 잃지 않았다. 홈 2차전에서 충분히 뒤집기가 가능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라는 제도도 유리했다.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감비아 특급 바로우까지 돌아오면서 공격력은 확실했다. 바로우는 이날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45분 조규성의 추가골에도 바로우의 칼날 크로스가 도움으로 이어졌다.

다만, 수비가 걱정거리였다. 중앙수비수 홍정호는 부상에서 회복이 깔끔하게 회복되지 않아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였던 박진섭이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 변경을 성공적으로 했지만,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구자룡이 대신해 나서 조영욱, 팔로세비치, 강성진, 일류첸코, 나상호 등을 상대하는 부담을 안고 뛰었다.

김 감독은 백승호를 수비라인 앞에 세워 1차 저지선 역할을 맡겼다. 앞선에서 청소부 역할을 해주면서 구자룡과 윤영선은 몸을 던져 서울 수비를 막았다. 투혼의 방어에 동료들도 정신을 집중했고 기어이 우승 제조에 성공했다.

무관은 절대로 용납하기 어렵다는 김상식 감독의 전략도 통했다. 그 중심에는 조규성이 있었다. 조규성이 김천 상무에서 군복무를 끝내고 복귀하기를 애타게 기다렸던 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했고 추가골과 우승을 확정 짓는 쐐기골로 보답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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