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21, 고려대)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5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선전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19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22~2023 시즌 ISU 피겨 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0.19점 예술점수(PCS) 84.22점을 합친 174.41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80.35점과 합친 최종 합계 254.76점을 받은 차준환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2018년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우노 쇼마(일본)는 279.76점으로 우승했다. 2위는 257.85점을 얻은 야마모토 쇼타(일본)가 차지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 2개를 모두 깨끗하게 뛴 차준환은 올 시즌 최고 점수인 174.41점을 기록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세운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 점수인 182.87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차준환은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잦은 점프 실수로 6위에 그쳤다. 메달권 진입이 힘들 것으로 전망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차준환은 시니어 데뷔 이후 그랑프리에서만 5개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2018~2019 시즌 2개의 그랑프리 대회서 모두 동메달을 따내며 '왕중왕전'인 파이널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 무대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그랑프리 포인트 22점(3위 11점 + 11점)을 확보한 차준환은 자력으로 파이널에 진출하기는 매우 어렵다. 현재 그는 22점으로 올 시즌 그랑프리 6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6차 대회에서 새롭게 상위권으로 뛰어오를 강자들이 많은 점을 볼 때 파이널 진출은 사실상 힘들다.

차준환은 출전 선수 12명 가운데 6번째로 빙판에 등장했다. 그는 올 시즌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곡인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No Time to Die (노 타임 투 다이)'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점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를 범한 쿼드러플 살코였다. 빙판을 힘차게 박차고 떠오른 차준환은 이 점프를 깨끗하게 뛰었다. 이 기술에서 그는 기본점수 9.7점에 3.19점의 높은 수행점수(GOE)까지 챙기며 12.89점의 점수를 얻었다.

이어진 쿼드러플 토루프도 완벽하게 해냈다. 기본점수 9.5점에 수행점수 2.71점이 붙었고 12.21점의 점수가 매겨졌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도 흔들림이 없었다.

프로그램 후반부 점프는 가산점 10%가 주어진다.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살코 점프를 시도했지만 첫 점프와 후속 점프에 모두 언더로테이티드(점프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란 경우)가 지적되며 2.19점이 깎였다.

트리플 악셀 + 더블 악셀 시퀀스에서는 첫 점프에서 스텝 아웃하며 후속 점프를 뛰지 못했다. 차준환은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러츠에 더블 악셀 시퀀스를 불였지만 착지가 깔끔하지 못했고 0.34점을 잃었다.

장점인 비 점프 요소는 빈 틈이 없었다. 세 가지 스핀 요소(플라잉 카멜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레벨4를 받았다. 스텝시퀀스에서도 레벨4를 놓치지 않았고 이너바우어가 돋보이는 코레오 시퀀스에서는 1.71점의 수행점수를 챙겼다.

이번 대회를 마친 차준환은 오는 21일 귀국한 뒤 국내에서 다음달 초 열리는 전국랭킹전 준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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