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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이런 팀 있을까 싶다…부끄러워” 분노한 김연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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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GS칼텍스 KIXX 배구단의 경기. 3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서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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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이 새해부터 소속팀인 흥국생명 구단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감독 경질'이 그 이유다.

임형준 흥국생명 구단주는 지난 2일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 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했다. 김여일 단장도 동반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중 동원 1위, 정규리그 중간 순위 2위를 달리는 팀에서 나온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신용준 흥국생명 신임단장은 5일 권 전 감독 경질 후 첫 경기를 앞두고 "전임 단장과 감독이 '선수 기용'에 대해서 갈등을 느낀 것은 아니고 '선수단 운영'에 대해 문제가 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권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이 '김연경·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로테이션(전·후위 배치) 문제를 두고 갈등을 벌여 구단주가 경질한 것"이라며 '선수 기용'을 둘러싼 의혹은 한사코 부인했다.

그러나 김연경은 이날 경기후 취재진에게 선수 기용과 관련한 구단의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김연경은 "선수 기용에 관한 얘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구단 측이) 원하는 대로 했다가 몇 번 진 경우가 있었다"고 밝히며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신 단장이 밝힌 이유로 권 전 감독을 경질했다면 더 이해되지 않는다"며 "(나와 옐레나를 전위에 두는) 포지션으로도 4패밖에 하지 않았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회사(구단)에서 어떻게 얘기하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런 식이라면 모든 감독이 경질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회사는 말을 잘 듣는 감독님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다음 감독님이 오신다고 해도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이런 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우 놀라운 상황이다. 배구계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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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을 '여자배구행복기원단'이라고 소개한 팬들이 6일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월권 논란'을 비판하며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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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도 트럭시위를 벌이며 항의에 나섰다.

여자배구팬들이 만든 '여자배구행복기원단'은 6일 오전부터 서울 장충동 태광산업 본사를 시작으로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와 상암동 등을 돌며 트럭시위를 시작했다. 트럭 전광판에는 "배구는 스포츠지 구단의 인형놀이가 아니다" "선수기용 개입은 명백한 월권, 갑질하는 흥국생명 구단주 아웃(OUT)"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들은 "감독 경질과 경질 배경이 공개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여자배구 팬과 흥국생명 팬들은 모기업 태광그룹의 행태에 큰 분노를 느꼈다"며 "이번 시위가 흥국생명팀의 청렴하지 않은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데에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 경기의 승패보다, 장기적인 선수들의 안녕과 여자배구의 건강한 부흥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단장·감독·수석코치가 모두 공석이 된 흥국생명은 이날 지난 시즌까지 수석코치로 일한 김기중(48) 선명여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97년부터 삼성화재에서 선수로 활약, 권 전 감독과 대학·삼성화재에서 함께 뛴 동갑내기 친구다. 은퇴 후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남자부 LIG 손해보험, 현대캐피탈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2018년부터 2022년 초까지 4년 동안 흥국생명에서 수석코치로 당시 박미희 감독을 보좌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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