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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기자의 눈] '학폭 논란 안우진 제외' 야구대표팀 저격한 추신수의 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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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차출에 아쉬움 표하며 안우진 문동주 거론

과거 추신수 음주운전 이력과 맞물려 비난 여론

뉴스1

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상황에서 좌익수 플라이 아웃을 당한 SSG 추신수가 아쉬워하고 있다. SSG2022.1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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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설 연휴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나온 추신수(41·SSG 랜더스)의 '소신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비시즌 동안 미국 텍사스주 자택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추신수는 최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 한국 야구대표팀의 더딘 세대교체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김현수(35·LG 트윈스), 김광현(35·SSG), 양현종(35·KIA 타이거즈)도 좋은 선수지만 능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며 "기량이 좋은 문동주(20·한화 이글스)나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 같은 선수들에게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우진에 대해선 "박찬호 선배님 다음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는데 한국에선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안우진처럼 불합리한 처우를 받는 후배를 위해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신수의 발언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볼 수 없다. WBC는 여느 국제대회와 마찬가지로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안우진은 프로 5년차이던 지난해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기량면에서 대표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임이 틀림 없다.

155㎞의 강속구를 가진 문동주의 경우 제구력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지만 안우진은 이미 정상에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다.

그러나 '학교폭력'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말이 달라진다. 안우진은 과거 휘문고 시절 후배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대한체육회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 당한 상태다.

WBC의 경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하기에 안우진도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지난 시즌 안우진의 기량이 향상된 데다 일부 학폭 피해자들과 합의까지 하면서 KBO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모아졌는데 끝내 안우진은 탈락했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안우진의 제외에 대해 "기량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와 책임감, 자긍심 등을 고려했다"고 여론을 의식한 선택이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미 KBO가 안우진을 배제할 수 밖에 없었음을 설명한 상황에서 추신수가 쏟아낸 아쉬움은 학폭을 바라보는 한국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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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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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학폭은 연예인, 스포츠스타 등 유명 인사들의 명성을 한 번에 날릴 만큼 민감한 주제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에 지명된 김유성(21)은 지난 2020년 김해고 재학 시절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전력이 밝혀져 3일 만에 지명 철회를 당했을 만큼 한국에서 학폭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추신수가 오랜 미국 생활로 인해 학폭을 바라보는 한국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2011년 당시 미국 현지에서 음주운전에 적발되고도 한국에서 별다른 추가 징계 없이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추신수가 용서라는 단어를 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추신수의 발언은 안우진 논란 외에도 이미 대표팀에 뽑힌 베테랑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쉽다.

나이와 무관하게 기량만으로 정당하게 발탁된 선수들이 후배들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느낌을 받을 경우 조직력에도 흠집이 생길 수 있다.

평소 시원한 발언으로 야구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던 추신수지만, 이번만큼은 본인과 대표팀 모두에게 득이 될 게 없는 '실언'을 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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