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농구지만…그냥 넘어가서 던지고 오라고 한다"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 |
(고양=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재미있게 경기하려면 외곽(슛)을 막 던져야 해요. 그냥 빨리 넘어가서 빨리 던지고 오라고 합니다."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은 올 시즌 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3점 농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30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삼성과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 "내가 쏘라고 하긴 했는데 너무 많이 던진다"며 웃었다.
캐롯은 프로농구 역사상 유일무이한 팀이다.
최초로 매 경기 2점(32.6개)보다 3점(34.5개)을 더 시도하고 있다.
2000-2001시즌 100점이 넘는 경기 당 평균 득점을 기록해 최고 공격팀으로 평가된 김태환 전 감독의 창원 LG도 캐롯보다 3점 시도가 5개가량 적었고, 2점(45개)을 훨씬 많이 던졌다.
김 감독은 "우리 멤버로 이기려면 외곽에서 터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성현, 이정현이 있고 코치가 또 잘 가르친 덕"이라면서도 "이런 농구가 (세상에) 어디 있냐. 잘못된 농구"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재미를 좇는다. 팬들이 좋아하니까 난 좋다"며 "속공 연습 중에도 넘어가서 레이업 말고 3점으로 마무리하라고 한다. 레이업은 다 넣을 수 있는데 뭐하러 굳이 연습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참 무지막지하게 쏴서 문제이긴 하다. 이런 농구는 막힌다면 더 할 수는 없다"며 "KBL을 잘못되게 하는 농구"라고 농담했다.
실제로 캐롯의 농구에 이규섭 SPOTV 해설위원은 "전혀 다른 색깔의 팀이 등장했다. 돌풍을 넘어 새로운 콘셉트, 참고할 만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12연패 중인 삼성을 만난 게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는 "삼성의 멤버를 봤더니 그렇게 나쁘지도 않다"며 "상대가 연패를 끊으려 죽기 살기로 할 것이다. 거기에 말리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삼성의 은희석 감독은 "선수들이 고생한다. 나도 스트레스를 받지만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까 싶다"며 "막상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농구 인생에서 이런 연패는 처음"이라는 은 감독은 "나 혼자만 힘든 게 아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프런트 모두 힘들다"며 "동병상련이라고 하나. 같이 마음을 추스르면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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