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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이해인은 134.56점을 받았습니다. 쿼터 랜딩(q로 표기 : 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부족한 경우)이 지적된 기술이 3개나 있었고 언더로테이티드(점프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란 경우)가 1개, 어텐션(!로 표시 : 잘못된 에지 사용 주의)도 1개가 있었습니다.
완벽하게 회전 수를 채우지 못한 점프가 즐비했고 정확한 에지를 인정받지 못한 점프도 있었지만 134점 대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만약 이 점프들을 온전하게 뛰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지 궁금해졌지요.
당시 이해인은 이번 시즌을 놓고 봤을 때 '완성형'이 아니었습니다. 시즌 초반 그는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고 점프 구성을 바꿔가며 높은 점수를 받을 전략을 고민했습니다. 시즌 중반부터 현재 구성에 집중했고 이러한 노력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이라는 결실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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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이해인은 지난해 좌절을 겪었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라면 누구든지 목표로 삼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죠. 단 2장이 걸려있던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유영(19)과 김예림(20, 단국대) 그리고 이해인이 경쟁했습니다.
이해인은 1, 2차 선발전에서 나름 선전했지만 최종 3위에 그치며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습니다. 당시 경기를 마친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엄마가 잘하든 잘하지 못하든 간에 이번이 끝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셨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다음 올림픽에는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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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김예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대회 출전이 무산됐습니다. 김예림 대신 대회 출전 기회를 얻은 이해인은 7위를 차지했습니다.
2021~2022 시즌 이해인의 여정은 4월까지 이어졌습니다. 국가대표 선수 상당수가 출전하지 않는 종별선수권대회에 나섰고 이탈리아로 날아가 B급 대회인 에그나 스프링 트로피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리고 슬로베니아 트리글라프 트로피에서는 우승을 차지했죠.
이렇게 계속 대회에 나선 이유는 차기 시즌 준비 및 랭킹 포인트 획득 때문이었습니다. 올림픽 출전 실패라는 좌절에 굴하지 않고 다음 시즌을 부지런하게 준비한 노력은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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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은 2021~2022 시즌 올림픽 무대에는 서지 못했지만 6개의 국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또한 이번 시즌도 총 6개 국제 대회에 도전하며 '꾸준함'을 증명했죠.
이렇게 부지런하게 국제 무대에 나서며 꾸준한 기량을 펼치는 선수는 쉽게 외면받기 어렵습니다. 주니어 시절부터 착실하게 국제 심판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온 이해인의 노력은 세 번째로 도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이라는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이해인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시즌 초반에 잘 풀리지 않아 힘들기도 했지만, 시즌 끝까지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다"며 시즌 초반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해인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지금까지 큰 부상 없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성장기도 큰 탈 없이 보내며 '점프 퀄리티'를 유지했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해인의 점프 완성도는 한층 발전했습니다. 이번 대회 이해인의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프로토콜을 보면 매우 깨끗합니다. 프리스케이팅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쿼터 랜딩이 지적된 점이 '옥에 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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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인 비 점프 요소도 꽉 채우면서 '올라운더'의 기질도 발휘했죠. 이해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세 가지 스핀 요소(플라잉 카멜 스핀,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와 스텝시퀀스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레벨4를 받았습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이해인은 전체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는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첫 점프를 싱글로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각 기술의 퀄리티에 따른 수행점수와 구성요소 점수에 승부를 거는 전략이 성공하며 총점 224.6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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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이해인은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따낸 이후 세 번째로 총점 220점을 넘은 한국 여자 싱글 선수가 됐습니다. 유영은 지난 2020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223.23점을 받으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주니어 시절 이해인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2연속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시니어 무대 진출 이후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해내는 횟수가 줄어들었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천성적으로 타고난 '강철 멘탈'을 다시 한번 보여줬습니다.
이제 이해인의 시선은 차기 2023~2024 시즌으로 향해 있습니다. 미국 피겨 스케이팅 전문 매체 골든 스케이트와 인터뷰에서 이해인은 "차기 시즌에는 트리플 악셀에 도전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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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현재의 구성에 트리플 악셀이라는 '필살기'가 녹아들 경우 이해인의 국제 대회 경쟁력은 지금보다 몇 단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이 없는 구성을 완벽하게 해낸 만큼 고난도 기술의 완성은 지도자와 선수 본인의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해인의 성장은 지금 한창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습니다. 김연아 홀로 선전하던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습니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은 상향 평준화됐고 러시아 선수들이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피겨 다크호스'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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