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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SPO ISSUE]'이기적인 자율성' 장착, 킬러 근성 깨우는 클린스만식 닥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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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울산, 이성필 기자] 현역 시절 최상급 스트라이커였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얌전하고 이타적인 한국 공격수들의 근성을 깨우기 시작했다.

축구대표팀은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 콜롬비아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왼쪽 측면 날개 공격수에서 처진 공격수로 이동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두 골을 넣으며 콜롬비아 킬러로 올라섰지만, 후반 시작 5분 만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두 골을 내줘 승리를 놓쳤다.

"1-0 승리보다는 4-3 승리가 났다"라며 실점하더라도 승리만 하면 된다는 '공격 제일주의'를 어느 맛봤던 경기다. 최전방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스타 조규성(전북 현대)이 자리했고 2선에는 '작은'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센트럴' 손흥민-이재성(마인츠05)이 자리 잡았다.

중원에서도 사실상 '큰' 정우영(알 사드)이 나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앞선에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주로 볼 배급과 과감한 공격 가담을 했다. 황인범은 슈팅까지 마무리하면서 직선적이고 도전적인 패스로 콜롬비아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에도 몇 가지 인상적인 변화가 있었다. 조규성을 빼면서 같은 역할을 하는 황의조(FC서울)가 아닌 오현규(셀틱)가 교체로 나서 손흥민과 투톱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왼쪽 측면에 이강인(마요르카)이 나와 좌우를 활발하게 오가며 날카로운 크로스와 패스를 찔렀다.

공통점은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굳힌 빌드업에 기반한 안정지향의 축구를 하면서도 슈팅까지 가는 과정이 다소 간결해졌다는 점이다. 측면을 반드시 거쳤던 벤투 감독과 달리 클린스만은 중앙에서 전방의 모든 지역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상대 수비진에 과감하게 도전해 일대일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장면도 종종 나왔다. 이 과정에서 파울을 유도하며 프리킥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었다.

손흥민의 전반 종료 직전 예리한 오른발 프리킥 골이 대표적이었다. 왼쪽 측면의 이기제가 중앙으로 들어가는 황인범을 향해 낮게 패스했다. 황인범은 이를 받는 척하면서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으로 들어갔고 앞에 있던 조규성이 수비의 전진을 막는 싸움을 했다. 손흥민이 개인기를 앞세워 과감하게 침투하다 파울을 만들면서 프리킥이 주어진 것이다.

후반 42분 오현규의 결정적인 슈팅도 비슷했다. 후방에서 뿌린 패스를 오현규가 뒷발로 흘렸고 손흥민이 잡았다. 이 과정에서 중앙에 있던 이강인이 수비수와 경합하며 엉겨 넘어져 공간을 만들었고 손흥민이 흘리자 오현규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슈팅, 수비수의 발에 맞고 나가는 작품을 만들었다. 오현규의 슈팅 템포가 한 발만 빨랐다면 골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슈팅하기 전 생각이 많아 볼을 돌리다가 수비에 막혔던 '부질없는 이타심'이 나왔던 이전 비교하면 일취월장이다. 과감성이 만들 결과물이라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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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빠른 판단으로 이어지게 했을까.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3일 콜롬비아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격수들이) 상당히 수준 높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선수들이 득점하고 싶다, 아직 배가 고프다'라는 것을 느꼈다. 공격수들은 득점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득점해야 한다. 그런 의지가 보였다"라며 자신의 노하우를 공격진에 녹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기 후에도 클린스만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연장전이 있는 120분 경기가 아니라 모두를 활용하지 못했다며 "중앙 공격수(스트라이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장에서 기회를 받아 득점하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트라이커를 세밀하게 관찰했다. 많은 출전 시간을 주고 싶고 소속팀에서 잘했으면 좋겠다. 9번(중앙 공격수)에 대한 내 지식이나 경험을 많이 공유하고 싶다.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며 냉철한 킬러로 성장하게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들도 냉철하면서도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오현규는 "(클린스만 감독이) 공격수에게 이기적인 것을 주문한다. 긍정적인 이기심이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극대화해 주시려는 것 같다. 팀이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갈 것 같다.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감독님께서 공격수로서 더 욕심내라고 하셨다"라며 이기적인 킬러로 성장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손흥민도 적어도 공격에 가담하는 자원들은 자신있게 움직이라는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에 동의했다. 그는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감독이다. 볼을 가지고 있거나 아닌때도 모두 자신있게 움직이라고 하더라. 이런 결과들이 경기장에서 나왔고 2골을 만들어냈다. 꾸준히 좋게 해서 더 발전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더 공격적으로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골을 넣겠다는 동기부여까지 있다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다"라며 주저하지 않는 공격진이 되는 분위기가 클린스만호에 퍼질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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