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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세계선수권] '은반의 기적 銀' 차준환, 한국 男 피겨 첫 세계선수권 은메달 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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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준환,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획득

- 2021년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거둔 10위 넘어 한국 남자 피겨 최고 성적

- 300점에서 3.97점 모자란 296.03점으로 은메달…세계 정상급 스케이터로 발돋움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차준환(22, 고려대)이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그야말로 은반 위에서 일어난 '기적'이었다.

차준환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5.65점 예술점수(PCS) 90.74점을 합친 196.39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99.64점과 합친 최종 합계 296.03점을 받은 차준환은 301.14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우노 쇼마(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노와 더불어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일리야 말리닌(미국)는 몇몇 점프에서 흔들리며 288.44점으로 3위에 그쳤다.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역사를 홀로 갈아치우고 있는 차준환은 지난해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5위에 올랐다. 한국 남자 피겨 선수로는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거뒀고 지난해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처음 출전한 2019년 대회에서는 19위에 그쳤다. 2021년에는 10위를 차지하며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세계선수권대회 최고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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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상황에서 부츠에 이상이 생겼다. 발목을 단단하게 고정하는 고리 끈이 떨어졌고 결국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을 기권했다.

함께 출전한 이시형(23, 고려대)은 10위권 진입에 실패하며 한국 남자 피겨는 올해 대회 출전권 1장을 얻는데 그쳤다. 홀로 출전한 차준환은 23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99.64점을 받으며 종전 개인 최고 점수(99.51점 :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를 경신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그는 다시 한번 개인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기록한 종전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 점수인 182.87점을 훌쩍 뛰어넘었고 종전 총점 개인 최고 점수(282.38점 :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도 갈아치웠다.

지난달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열린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차준환은 2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실수를 범하며 최종 4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차준환은 "그동안 시즌 초반에는 컨디션이 좋았는데 시즌 막판에 무너질 때가 많았다"면서 "올 시즌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지금 몸 상태도 좋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상승세는 프리스케이팅으로 이어졌다.

차준환은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22번째로 빙판에 등장했다. 그는 올 시즌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곡인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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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첫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깨끗하게 뛰었고 이 기술에서 무려 수행점수(GOE) 4.16점을 받았다. 이 점프 하나로 차준환은 기본 점수 9.7점에 수행점수 4.16점을 합친 13.86점을 챙겼다. 두 번째 과제는 최대 고비였던 쿼드러플 토루프였다. 연습 때는 성공률이 좋았지만 실전 대회에서는 실수가 많았던 이 점프를 치준환은 흔들림 없이 착지에 성공했다.

쿼드러플 토루프도 깨끗하게 뛴 그는 3.53점의 높은 수행점수를 얻었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완벽했다. 이 기술에서는 1.52점의 수행점수를 챙겼다. 그러나 트리플 플립은 어텐션(!로 표기 : 스케이트 에지 모호 주의) 판정이 지적됐고 0.08점을 잃었다.

가산점 10%가 주어지는 후반부 점프에서 차준환은 진가를 발휘했다. 트리플 악셀 + 더블 악셀 시퀀스를 완벽하게 뛰며 기본 점수 12.43점에 수행점수 1.94점을 합친 14.37점을 받았다. 두 번째 트리플 악셀도 성공했고 1.14점의 수행점수가 매겨졌다.

차준환은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러츠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살코도 실수 없이 해냈다.

비 점프 요소도 완벽했다. 세 가지 스핀 요소(플라잉 카멜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레벨4를 받았다. 스텝시퀀스에서도 레벨4를 놓치지 않았고 이너바우어가 돋보이는 코레오 시퀀스에서는 무려 2.36점의 수행점수를 받았다.

차준환의 빈 틈 없는 경기력에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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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세계 선수권대회 도전 만에 차준환은 비로소 시상대에 올랐다.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차준환의 이번 대회 성적은 '은반 위의 기적'에 가깝다.

차준환은 올림픽 2회, 세계선수권대회 4회 등 굵직한 국제 무대에 꾸준하게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괴롭혀온 부상도 이겨내며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이뤘다.

'디펜딩 챔피언' 우노는 이번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2연패에 성공했다. 피겨 사상 처음으로 '마의 점프'인 쿼드러플 악셀에 성공한 말리닌은 이날 이 점프는 힘겹게 뛰어냈지만 다른 점프에서 실수를 범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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