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는 지난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92-98로 패배, 시리즈 전적 2전 전패로 ‘광탈’ 위기에 빠졌다.
KCC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 같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부상에서 갓 회복한 허웅이 전반에 대단한 득점력을 과시했고 김지완 역시 매 쿼터 거대한 영향력을 자랑했다.
유재학 감독과 함께 KBL을 대표하는 명장 전창진 감독. 그조차 오랜 시간 이어진 천적 관계는 극복하기 힘든 듯하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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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라건아와 이승현의 호흡도 뛰어났다. 시즌 내내 슈팅에 기복이 컸던 이승현은 이날 라건아에게 몰린 SK 수비를 역이용, 멋진 점퍼를 연이어 터뜨렸다.
전체적으로 SK와 대등한 흐름을 이어간 KCC였고 3쿼터가 끝났을 때는 75-60, 15점차로 앞선 그들이었다. 그러나 매번 뒷심이 약했던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승부처에서 김선형과 허일영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연장을 허용, 이후 무기력하게 패했다.
KCC는 전신 현대 시절을 포함, 단기전에서 SK를 단 한 번도 이겨낸 적이 없다. 1999-00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6강, 4강, 챔피언결정전 등 4차례나 맞섰으나 5승 12패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항상 패자가 될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명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정규리그 3위와 6위의 맞대결이기 전, SK는 지난 시즌 MVP 최준용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또 KCC는 완전체였다. 허웅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고 하지만 일단 뛸 수 있다는 건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SK에 밀릴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울산 현대모비스와 고양 캐롯의 시리즈보다 더 업셋 가능성이 높아야 했다.
더불어 KBL 통산 정규리그 및 플레이오프 다승 2위의 주인공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KCC다. 그는 정규리그 530승, 플레이오프 44승으로 유 감독에 이어 모두 2위에 올라 있는 KBL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이다.
최근 들어 지도력에 대해 의문 부호가 붙은 상황이지만 전 감독이 가진 경험과 커리어는 분명 KCC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그런 그마저도 분위기를 탄 ‘역전의 명수’ SK를 막아낼 수 없었다.
KCC는 아쉽게도 2패라는 절망적인 결과를 안고 전주로 돌아가야 한다. 열정적인 전주 홈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반격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제껏 1, 2차전을 내주고 시리즈를 가져간 사례는 없다. 즉 SK가 가져간 4강 진출 100%(22/22) 확률을 극복해야 하는 KCC다.
지난해 여름 허웅과 이승현에게 거액을 들여 영입, 명문구단의 부흥을 꿈꾼 KCC. 그들은 과연 투자한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쓸쓸히 전패로 ‘광탈’하게 될까. 아니면 전주에서 대반격을 시작, 0%를 극복할 수 있을까. 현재로선 전망이 밝지 않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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