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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팀 트로피' 은메달 쾌거…피겨 단체전, 올림픽 전략종목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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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피겨퀸' 김연아가 뿌린 씨앗이 10년 가까운 세월을 거쳐 예쁜 꽃을 피우고 있다.

단체전은 엄두도 못 냈던 한국 피겨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에서 첫 출전해 은메달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 체육관에서 끝난 2022/23 ISU 피겨 '월드 팀 트로피'에서 랭킹 포인트 95점을 얻어 미국(120점)에 이은 종합 2위를 차지하고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개최국이자 피겨 강국인 일본(94점)을 마지막에 따돌린 짜릿한 뒤집기 은메달 획득이었다.

한국은 마지막 종목이었던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에이스 차준환이 무난한 연기로 기술 점수(TES) 95.54점, 예술점수(PCS) 92.88점, 합계 187.82점으로 12명 선수 중 1위에 올라 12점을 따내면서 메달 색깔을 동빛에서 은빛으로 바꿨다.

한국은 이해인이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1위를 차지해 24점을 따낸 것 비롯해 남자 싱글 차준환이 23점, 여자 싱글 김예림이 16점을 얻어 입상의 토대를 다졌다.

이번 대회 준우승은 올해 세계선수권 남·여 싱글에서 차준환과 이해인이 나란히 은메달을 따낸 것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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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세계선수권 성격의 '월드 팀 트로피'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으나 한국은 출전 자체를 꿈도 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연아 말고는 세계 무대에서 입상권에 오를 만한 스케이터가 없었고, 페어와 아이스댄스는 불모지에 가까웠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단체전 출전을 위해 페어와 아이스댄스 조를 꾸렸으나 올림픽 끝난 직후 해당 조들이 해체되는 일도 있었다.

2022/23시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따내 기대를 모은 이해인이 이번 시즌 4대륙선수권 금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내며 시니어 무대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여기에 남자 싱글 차준환이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 우노 쇼마(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해인과 차준환의 세계선수권 동반 은메달 획득은 한국 피겨가 그간 가능성만 선보이던 것에서 벗어나 실력 면에서 세계 정상급에 다가섰음을 알린 사건이었다.

김예림이 지난해 11월 시니어 그랑프리 일본 대회 금메달, 지난 2월 4대륙선수권 은메달을 따내면서 이해인과 여자 싱글 쌍두마차를 형성한 것도 '월드 팀 트로피' 입상에 큰 힘이 됐다. 아이스댄스 임해나-취안 예 조는 주니어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통해 앞으로 커나갈 가능성을 알렸다.

이렇게 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한국은 '월드 팀 트로피' 자격까지 얻었고 지난해 9월 결성된 페어 종목의 조혜진-스티브 애드콕 조까지 참가한 끝에 내심 노렸던 메달까지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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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팀 트로피' 대회 자체가 한 국가의 전반적인 피겨 수준과 저변을 입증하는 무대다.

김연아의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2014 소치 올림픽 은메달을 계기 삼아 국내에 확산된 피겨 붐과 늘어난 선수층이 이번 대회 입상을 통해 서서히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증명됐다.

아울러 3년 앞으로 다가온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월드 팀 트로피'와 비슷한 피겨 단체전을 한국의 새로운 메달 전략 종목으로 삼을 여지도 생겼다.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은 '월드 팀 트로피'와 비교해 참가 방식이나 포인트 산정 등에서 차이가 있다.

'월드 팀 트로피'는 남·여 싱글에서 나라당 2명, 페어와 아이스댄스에서 한 개 조씩 출전한다. 반면 올림픽 단체전은 4개 종목의 쇼트프로그램(리듬댄스)과 프리스케이팅(프리댄스)을 각각 한 번씩만 치르는데, 종목마다 두 명 혹은 두 조가 쇼트와 프리를 나눠 해도 되고, 한 선수 혹은 한 조가 쇼트와 프리를 모두 해도 된다.

랭킹포인트를 매기는 방식도 '월드 팀 트로피'와 올림픽 단체전은 다소 다르다. 참가팀도 올림픽 단체전은 12팀이며,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6팀만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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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피겨 4개 전종목의 고른 실력을 바탕으로 순위를 가린다는 기본 골격은 큰 차이가 없어 한국은 남은 3년간 대표급 선수들의 기량을 유지하고 전략을 잘 짜면 피겨 단체전 입상도 꿈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어와 아이스댄스 선수들의 귀화가 꼭 필요하다는 점도 올림픽 만의 특성이나 이런 문제들이 순조롭게 해결되면 피겨 단체전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공략 가능한 종목이 될 전망이다.

사진=ISU, 엑스포츠뉴스DB, AP, 교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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