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캐롯은 1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9-75로 승리,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이 경기에 대해 리뷰한다면 단 하나의 포인트만 알면 된다. 바로 이정현. 그는 와이어 투 와이어 1위이자 동아시아 챔피언 KGC인삼공사를 홀로 박살 냈다.
‘작정현’ 이정현은 1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괴력을 과시하며 변준형을 압도하는 퍼포먼스를 발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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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은 2차전에서 37분 31초 출전, 32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5스틸을 기록했다. KGC인삼공사가 최선을 다해 그를 막으려 했으나 불가능했다. 단 하루의 퍼포먼스로만 보면 변준형을 능가했다.
이정현은 경기 후 “1차전에서 너무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크게 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경기 초반에 부상을 당하면서 모든 밸런스가 깨졌다. 결국 2차전부터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그게 긍정적인 영향으로 잘 이어졌다”며 “현대모비스와 5차전까지 치렀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있었다. 분명 힘들었지만 1차전에서 많이 뛰지 않은 게 결국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정현의 활약을 단순 기록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그는 현대모비스와 다르게 자신을 압박한 KGC인삼공사의 수비를 전부 파악하고 있었다.
이정현은 “현대모비스는 외국선수가 내 앞에 서는 수비를 선택했다면 KGC인삼공사는 좌우로 압박하는 헬프 디펜스를 펼쳤다. 1차전에 잠깐 뛰면서 수비의 차이를 느꼈다”며 “현대모비스전과 같이 대응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돌파보다는 미드레인지 점퍼나 3점슛 기회를 살폈다”며 영리함을 드러냈다.
부상 투혼 역시 잊어선 안 된다. 이정현은 인터뷰 내내 왼팔에 아이싱을 하고 있었다. 많이 움직이는 만큼 코트에 넘어지는 경우도 많아 왼팔이 멍자국으로 가득하다고. 그는 “많이 넘어지면서 팔꿈치로 바닥을 딛고 일어서게 되는데 그때 멍이 많이 생겼다. 살짝 누르기만 해도 통증이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아예 뛰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서 참고 뛰고 있다”며 “넘어질 때 아프기는 하다(웃음). 이외에 통증은 없다. 부상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고 많이 뛰면서 누적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금의 이정현은 역대 최고의 프로 2년차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큰정현’ 이정현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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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의 활약은 변준형의 다소 소극적이었던 플레이와 확실히 비교됐다. 경기 전체를 지배했던 이정현에 비해 변준형은 정규리그 때 보여준 과감함이 전혀 없었다. 개인 기록은 좋다. 16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했다. 그러나 에이스라면 보여야 할 지배력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정현의 활약이 더 빛났다.
이정현은 “(김승기)감독님과 (전)성현이 형이 옆에서 자극을 많이 준다. 감독님의 인터뷰를 봐도 그렇고 성현이 형 역시 옆에서 ‘언제 이길 거냐’고 묻는다(웃음). 스스로 집중을 못하는 것 같으면 뒤통수를 때려달라고 했다”며 “라이벌 의식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압박했다. 내 안에 있는 승부욕을 통해 꼭 승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플레이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감동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들은 이정현은 “그런 모습을 직접 봤어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며 “후반에 이기고 있을 때 엄청 좋아하시는 모습을 봤다. 그런 모습을 선수들도 다 보고 있다. 그래서 한 발 더 뛸 수 있었다”고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팬분들의 힘도 크게 느꼈다. 1차전보다 더 많은 팬이 온 것 같았다. 그래서 세리머니도 더 크게 했다. 모든 선수가 힘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안양=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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