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프로농구 KBL

묵직한 남자 ‘최부세비치’…SK가 강한 이유? 최부경을 보면 알 수 있다 [KBL PO]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부세비치’ 최부경의 묵직함은 남다르다.

서울 SK의 2023년 봄은 따뜻함을 넘어 뜨겁다. ‘플래시 썬’ 김선형의 화려함, 스테픈 커리도 감당 못 할 자밀 워니의 존재감, ‘마네킹 1, 2, 3’ 최원혁, 최성원, 오재현, 여기에 이관희를 ‘마네킹’으로 만든 허일영까지. 그들이 있기에 SK의 봄은 화끈하다.

‘최부세비치’ 최부경 역시 잊어선 안 된다. 정규리그 6라운드 전승, 여기에 6강 플레이오프부터 4강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14연승 행진의 중심에는 최부경이 있었다.

매일경제

‘최부세비치’ 최부경의 묵직함은 남다르다. 사진=KBL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부경은 16일 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점 12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1차전에선 16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 달성, 2경기 연속 LG의 골밑을 완벽히 장악했다.

이번 플레이오프 돌입 전, SK는 최준용의 부상 이탈이라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3, 4번 포지션을 오가며 공수 밸런스를 잡고 트랜지션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그의 부재는 분명 큰 공백으로 이어질 듯했다.

최부경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낮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10년 넘게 SK의 골밑을 지켜온 그에 대해 어쩌면 너무 저평가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눈에 보이는 활약이 적은 것도 사실이었다. 트랜지션 게임을 강조하는 SK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얻기 힘들었던 것도 현실.

하지만 모두가 잊고 있었던 사실이 있다. 최부경은 SK의 암흑기를 끝낸 주인공이라는 것을 말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고도 봄 농구는커녕 하위권 경쟁에서도 허덕였던 시절, 골밑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선보이며 김선형, 애런 헤인즈와 함께 제2의 황금기를 연 선수가 바로 최부경이다. 그리고 그는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다시 빛나고 있다.

SK는 최준용의 이탈 후 속도전보다는 하프 코트 게임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선형과 워니라는 KBL 최고의 국내외 스코어러가 있으니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여기에 슈터 허일영의 존재로 완성도가 높았다.

여기에서 최부경의 존재감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결국 하프 코트 게임이 성공하려면 리바운드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 또 2, 3차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공격 리바운드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이때 최부경이 큰 역할을 해냈다. 경기당 10개에 가까운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김선형과 워니, 허일영이 한 번 더 림을 노릴 수 있도록 도왔다.

최부경의 플레이오프 평균 리바운드는 9.2개다. 그보다 더 많은 평균 리바운드를 잡아낸 건 게이지 프림과 디드릭 로슨, 워니 등 모두 외국선수다. 평균 3.0개의 공격 리바운드 역시 국내선수 중에선 가장 높은 기록이다(2경기 출전에 불과한 한승희 제외).

더불어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골밑 득점 기회를 노렸다. 김선형과 워니, 허일영에게 집중된 수비의 허점으로 제대로 노린 것이다. 상대의 수비 플랜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한 방이다. 여기에 미드레인지 점퍼까지 림을 가르니 막기 까다로운 선수가 됐다.

KBL의 모든 챔피언을 살펴보면 화려한 선수들의 뒤를 묵묵히 지켜주는 숨은 영웅들이 존재한다.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항상 서지는 못할 수 있다. 그래도 팀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있기에 승리의 가치는 너무도 높다.

지금의 최부경이 그렇다. 리바운드 1개의 소중함, 허슬, 수비, 그리고 궂은일과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주장의 희생 정신. SK가 강한 이유를 그에게서 찾을 수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