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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UFC 221에선 정강이뼈가 부러진 채로 싸우기도 했다. 고통을 참고 끝까지 버텨 데미안 브라운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아픔도 감정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 속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 진짜 부산 사나이다.
그런 마동현도 이번 상대는 조금 벅차다. 두 달 전 목 디스크 수술 후 갑자기 찾아온 하반신 마비. 후배 선수를 키우는 체육관을 차리고, 몸을 만든 후에는 파이터 복귀를 꿈꾸고 있었는데….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다.
당장 생계가 걱정이었다. 올해 세상에 나온 딸 이담이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마동현은 지난 20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엔 절망적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울컥울컥한다. 며칠은 생각이 참 많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릴 시간이 아니었다. 마동현은 그의 파이팅 스타일대로 전진을 택했다. 성격상 뒤로 물러나다가 KO 당할 수는 없었다. 헌신적인 아내와 아빠를 향해 예쁘게 웃는 이담이를 위해 난적과 정면 승부하기로 마음먹었다.
마동현은 이를 악물고 재활 훈련을 진행 중이다. 놀랍도록 호전 속도가 빠르다. 지금은 지팡이를 짚고 혼자 걸을 수 있다. 오랫동안 움직이기는 버겁지만, 마비 후 이렇게 빠르게 감각을 찾는 일은 드문 경우라 반 년 후엔 예전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꾸준히 재활 훈련을 받고 있다. 골든타임이 6개월이라고 한다. 그 기간 동안 감각을 되찾고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케이지에 복귀도 하고 싶고, 전국을 도는 국토대장정도 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마동현은 "운동 때문에 이렇게 됐지만, 운동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것 같다. 참 아이러니하다"며 웃었다. "마비를 극복해 같은 증상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혼자였다면 어려웠겠지만, 전국에서 응원해 주는 팬들의 존재 때문에 기운이 난다. 최근엔 SSG 소속 프로 야구 선수 추신수가 5년 동안 재활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해 더 힘을 낼 수 있다.
마동현은 22일 인스타그램에 추신수와 만나 여러 조언을 들었다면서 "추신수 선수는 5년간 재활 치료비 전액을 후원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외부에 알리는 걸 싫어하셨지만 이렇게라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는 글을 써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마동현은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경기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프로 30경기 모두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하나하나 의미가 있었다고 되짚었다. 이번 승부 역시 큰 의미를 지닐 터. 파이터 인생에서 가장 멋진 역전 KO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동현은 하반신 마비 극복기를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로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많은 분들이 날 보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아낌없는 성원에 짜릿한 역전승으로 보답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 마동현 인스타그램 전문
안녕하세요. 전 UFC 파이터 마동현입니다.
저는 요즘 하반신 마비 이후 상대 선수가 아닌 제 자신과 싸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제 소식을 듣고 같은 부산 출신 운동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응원차 연락을 주신 메이저리그 출신 SSG 랜더스 소속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추신수 선수와 지난 주 금요일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선수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인생에 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격투기뿐 아니라 어느 종목이든 정상의 자리에 있는 선수들은 늘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팬이고 존경하던 선수와 식사를 하게 되어서 정말 뜻깊고 힘이 되는 자리였습니다.
추신수 선수는 5년간 재활치료비 전액을 후원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외부에 알리는 걸 싫어하셨지만 이렇게라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추신수 선수는 꾸준히 소외계층을 위해 20억이 넘는 금액을 기부했습니다. 제가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더욱 크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하반신 마비 이후 유튜브와 방송, 신문에 소식을 알린 이유는 혼자서 견뎌내기보다 많은 분들이 보는 앞에서 재활에 꼭 성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같은 환자들에게도 마비를 극복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려 그분들께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나서 전보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힘든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도움주신 추신수 선수와 항상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모두 힘내세요!
마동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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