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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수비 악몽' 고개 들지 못하는 강백호… 포지션 변경 후유증,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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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는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초반 실점 여파를 만회하지 못하고 1-6으로 졌다. 0-1로 뒤진 2회 추가 실점을 한 게 아쉬웠고, 그 추가 실점이 실책성 플레이에서 비롯됐다는 건 더 아쉬웠다.

선발 고영표가 2회 2사 후 신범수에게 몸에 맞는 공, 류지혁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1,2루에 몰렸다. 다만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치는 듯했다. 그 이닝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해 우익수 강백호(24)가 열심히 뛰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포구 위치까지는 왔으나 마지막 순간 포구가 되지 않았다. 글러브에 맞고 공이 튀었다. 2사 이후였기에 주자들은 이미 스타트가 걸린 상황이었고, 공이 옆으로 튀며 1루 주자 류지혁까지 홈을 밟았다. 공식 기록은 2루타였지만, 강백호의 수비가 분명 아쉬웠다.

뛰어온 거리가 꽤 길기는 했다. 뛴 거리가 길면 머리가 흔들리고 호흡이 가빠져 정확한 포구에 어려움을 겪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전문적인 외야수라면, 다 쫓아왔다는 것을 고려할 때 잡아줘야 했던 타구였다. 그 2점의 차이는 경기 끝까지 kt를 괴롭혔다.

강백호의 수비 실수는 꽤 자주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외야에서 공을 잡은 뒤 안일한 ‘아리랑 송구’로 팬들과 미디어의 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옹호하는 쪽에서는 잦은 포지션 변경의 후유증이라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받아친다. 실제 강백호의 수비 포지션 변화를 보면 일리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강백호의 데뷔 당시 포지션은 좌익수나 우익수 등 코너 외야수였다. 코너 외야에서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깨가 강하다는 장점은 있었다. 평균 정도의 수비는 할 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포지션을 1루로 바꿨다. 팀 내 사정도 있었지만, 도쿄올림픽도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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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수는 제법 있었고, 1루수가 없었던 건 kt나 대표팀이나 마찬가지였다. 강백호의 1루 전향은 kt의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카드이자, 강백호의 대표팀 밭탁 가능성을 높이는 카드이기도 했다. 당시 구단 관계자들도 이런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렇게 강백호는 지난해까지 1루 및 지명타자로 주로 뛰었다.

하지만 2022년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가 영입됐고, 지명타자 포지션을 고정할 수 없으니 강백호의 수비 출전이 필요해졌다. 박병호가 외야수를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강백호가 다시 외야로 나갔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외야에서 쌓은 경험이 거의 없는 강백호다. 갑자기 수비 포지션이 바뀌었고, 기본적인 루틴 플레이에서조차 감각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아리랑 송구’는 강백호가 기본을 몰랐던 게 아닌, 몸에 배여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즉, 수비 문제는 당분간은 강백호를 괴롭힐 가능성이 있다. 외야수로서 훈련량 자체가 부족했다. 시즌 중에 특별 수비 훈련을 하기도 쉽지 않고, 한다 하더라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 이는 캠프 때부터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문제이자, 한 번의 캠프가 아닌 여러 차례의 캠프로 진행되어야 할 문제다. 제대로 된 수비수 강백호를 보기까지는 인내가 다소 필요할지 모른다. 강백호의 대표팀 선발을 배려했다고는 하나, 어쨌든 포지션을 두 번이나 바꾼 kt가 감수해야 할 시간이기도 하다.

다만 수비에서의 문제가 공격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 우려스럽다. 수비와 공격을 따로 떼놓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가 잘 되면, 다른 하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 경우도 있다. 수비에서 실책을 저질러 실점을 했는데 이를 싹 잊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도 사람이라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강백호의 시즌 44경기 타율도 0.269, OPS(출루율+장타율) 0.748로 처져 있다. 강백호와 kt가 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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