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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벤자민 향한 사령탑 쓴소리 "언제든 5실점 할 수 있는 투수, 교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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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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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KT 위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은 지난 3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해 4⅓이닝 8피안타 8탈삼진 3실점(비자책)으로 시즌 7승 수확에 실패했다.

KT 타선은 4회까지 벤자민에 8점의 득점 지원을 안겨줬지만 벤자민 스스로 승리 투수요건을 날려버렸다. 벤자민은 팀이 5-0으로 앞선 4회초 1사 1·2루에서 박계범에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벤자민은 이닝을 마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어처구니없는 2루 송구 실책으로 실점을 자초했다. 수비 도움 속에 4회초를 3실점으로 끝낸 게 다행이었다.

벤자민은 5회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KT가 8-3으로 앞선 가운데 1·2루 고비에서 양석환을 상대하던 중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좌측 폴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는 파울 홈런을 맞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여기서 결단을 내렸다. 벤자민이 적시타, 장타를 허용할 경우 게임 흐름이 뒤집힐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박영현으로 투수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KT는 박영현이 양석환을 삼진, 허경민을 3루 뜬공으로 처리하고 타선이 5회말 4득점 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결과론이지만 이 감독의 결단은 KT가 4연패를 끊어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팀의 에이스가 넉넉한 리드 상황에서 교체하는 것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기까지 아웃 카운트 2개를 남겨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는 것도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 감독은 KT가 4연패의 빠져 있는 현실을 먼저 직시했다.

이 감독은 이튿날 "벤자민은 전날 게임에서 (5회초에) 누가 봐도 바꿔야 하는 상황 아니었느냐"고 반문한 뒤 "점수 차나 투구수는 상관이 없었다. 벤자민은 지금 5실점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투수다. 전날 5회초에 점수를 더 줬다면 우리가 5연패에 빠질 수도 있었고 팀 분위기도 어떻게 될지 몰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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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4.58로 부진하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 KT에 합류해 17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뒤 지난 4월 1일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기대감을 한껏 높였지만 이후 1선발에 어울리는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는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는 4차례뿐이었고 피안타율(0.281)은 3할에 이른다. 이닝당 출루허용률(1.42)도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수치는 분명 아니다.

이 감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벤자민이 흔들리면서 최하위로 추락한 kt도 반등의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은 "벤자민이 전날 경기 전까지 3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지만 내용을 놓고 보면 5이닝을 겨우 채웠다. 뒤에 불펜투수들이 얼마나 많이 던져야 했는데 본인이 이런 걸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전날 왜 5회초에 교체했는지) 왜 이러는지를 모르고 자기 자신을 모르는 것 같다. 그동안 제 몫을 해줬다면 교체할 생각도 안 했을 것"이라며 "(벤자민이 미국에서 뛸 때) 메이저리그에 못 올라간 건 다 이유가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처럼 자기 공만 던지면 되는데 올해 갑자기 커맨드가 흔들린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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