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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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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재능’ 빅토르 웸바냐마, NBA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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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보던 미 프로농구(NBA)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39·LA레이커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난해 10월 NBA 하부 리그 G리그 팀인 이그나이트와 프랑스의 파리 메트로폴리탄 92의 친선경기였는데도 그랬다. 웬만한 센터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인 223㎝짜리 선수가 유려한 드리블 뒤에 3점슛을 쏘더니, 수비에서는 블록슛을 연달아 해냈다. 달릴 때는 가드보다도 더 빨랐다. 제임스는 이 선수를 두고 “그렇게 키가 크면서 움직임이 부드러운 선수는 본 적이 없다. 인간보다는 외계인에 가깝다. 확실히 세기의 재능이라고 할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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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웸바냐마가 23일 NBA 신인 선발전에서 1순위에 호명된 뒤 아담 실버 NBA 총재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실버도 키가 190㎝로 비교적 장신인데도 작아 보인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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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인공은 바로 프랑스의 빅토르 웸반야마(19). 당시엔 NBA의 연령 제한으로 인해 프랑스 리그에서 뛰었지만, 올해 만 19세가 되면서 자격을 얻었고, 23일 열린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뽑혔다. 웸반야마는 “내 인생 최고의 느낌이다. 아마도 최고의 밤이 될 거 같다. 미국에서 뛰는 것을 오랫동안 꿈꿔 왔다”고 했다.

웸반야마는 2004년 프랑스 파리 서부 교외에서 태어났다. 육상 멀리뛰기 선수였던 아버지와 농구 선수였던 어머니의 운동 재능을 물려받았다. 아버지(198㎝)와 어머니(191㎝)의 신장은 일찍이 뛰어넘었다. 11살 때 이미 키가 180㎝를 넘었고, 덕분에 15세였던 2019-2020시즌 프랑스 프로농구 리그에 데뷔했다. 2022-2023시즌 34경기를 뛰면서 평균 21.6점 10.4리바운드 3.0블록슛을 기록했다. 세 부문 모두 리그 1위다. 시즌 최우수선수(MVP), 최고의 수비수, 베스트5 등 상도 싹쓸이했다.

웸반야마를 막기 힘든 건 키보다도 그의 윙스팬(wingspan·양손을 펼쳤을 때 한 손 끝에서 반대쪽까지 길이) 덕분이다. 244㎝로, 그 커다란 키보다 20㎝가량이 더 길다. 뉴욕타임스는 “웸반야마의 키와 윙스팬은 종종 그의 몸이 두 개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평했다.

웸반야마를 뽑은 스퍼스에는 NBA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레그 포포비치(74)가 있다. 포포비치는 웸반야마와 똑같이 NBA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혔던 데이비드 로빈슨(58), 팀 덩컨(47·이상 은퇴)을 지도한 경력이 있다. 게다가 마누 지노빌리(46·은퇴), 카와이 레너드(32·LA 클리퍼스) 등 개성 넘치는 선수를 잘 다듬는 데도 능하다. 스퍼스는 2022-2023시즌 22승 60패로 서부 콘퍼런스 최하위에 그쳤다. 명문 스퍼스를 반등시키는 것이 웸반야마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가 됐다. 포포비치는 “그는 훌륭한 기질과 지적 능력과 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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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일 경기. 프랑스 프로농구 메트로폴리탄92에서 뛰던 시절 빅토르 웸바냐마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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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반야마는 이날 “매일 이 순간을 고대해왔다”며 스퍼스에 뽑혔다는 사실에 기쁨을 드러냈다. 프랑스 농구 스타 토니 파커(41·은퇴)가 포포비치 감독 밑에서 기량을 발전시켰는데, 어린 웸반야마는 파커를 보면서 자연스레 스퍼스 팬이 됐다. 웸반야마는 “팀 덩컨은 나의 롤 모델이었다. 포포비치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되어 흥분된다”고 했다.

웸반야마의 몸무게는 104㎏. 키에 비해 호리호리한 체형을 가졌다. 강한 힘이 필수인 NBA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몸을 불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웸반야마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무언가’가 되고 싶다”며 “여러 가지 지적에는 이미 면역이 돼 있다. 그래서 신경 쓸 일이 없다”고 당차게 받아쳤다.

스퍼스 팬들도 웸반야마를 크게 반기고 있다. 이미 도시 곳곳엔 그의 벽화가 그려지기도 했다. 웸반야마는 7월 4일부터 새크라멘토에서 열리는, 신인들이 주로 첫 모습을 선보이는 서머리그에서 미국 무대에 데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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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형 신인 빅토르 웸바냐마가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온다는 소식에 도시 곳곳에 그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벽화가 나붙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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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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