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김동규. /조선일보DB |
유명 성악가 김동규가 지인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사기를 당한 사연을 털어놨다.
김동규는 지난달 30일 방영된 MBN 예능 프로그램 ‘가보자고(GO)’에서 “진짜 죽고 싶었던 때가 그때”라며 가장 믿었던 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김동규는 “두 배로 만들어준다는 말에 그냥 서류도 안 보고 사인했다”며 “오래된 지인이었다. 사업하다 망하니까 사기 치게 만들더라. 피해 금액은 100억 정도였다. 전 재산을 다 날렸다“고 했다. 이어 “당시 앞이 깜깜했다. 다행히 지금은 잘 이겨냈다”며 ” 이후로는 누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그냥 주지 빌려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동규는 아내와 이혼한 사실도 언급했다. 김동규는 1992년 동료 성악가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한명을 뒀으나, 1999년 이혼했다. 김동규는 “7년 살고 정리했다”며 “내 문제점은 내가 안다. 서로 배려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르면 헤어지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김동규는 작년 4월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도 사기 피해를 고백했던 바 있다. 당시 김동규는 “부모님이 다 예술가라 교육 패턴이 굉장히 달랐다. 경제 교육이 전혀 없었다”며 “사기당한 액수가 104억원인데 이자를 아직도 갚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돈만 들어간 게 아니라 가족 돈도 있다”고 했다.
김동규는 사기를 당하게 된 과정에 대해 “아는 형이 ‘은행에 두면 뭐 하냐. 내가 내후년에 두 배로 불려줄게’ 하더라. 그러면 갑자기 재벌이 되겠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며 “사기라는 게 웃긴 게 상황이 그걸 만들더라”라고 했다.
바리톤 김동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로, 1989년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로 국내에서 데뷔한 이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베르디 국립음악원에 수석 입학했다.
25세 나이에 동양인 최초로 유럽 3대 오페라 극장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주연에 발탁됐으며, 이곳에서 ‘에토르 김’이라는 이름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라 스칼라 극장은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활동했던 무대다.
1999년 이혼 이후 김동규는 한국으로 돌아와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김동규는 이 곡에 대해 과거 한 방송에서 “개인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전환점이 된 노래”라며 “나를 위로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 볼까 해서 만든 곡”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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