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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24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엔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더블헤더 1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회 투런포를 치며 시즌 44호 홈런을 기록한 기쁨도 잠시, 2회 투구 때 위기가 찾아왔다. 1회를 실점 없이 넘긴 오타니는 2회 무사 1루에서 보토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뒤 벤치를 향해 신호를 보냈다. 오른쪽 팔꿈치 문제였다. 에인절스 벤치는 즉시 교체를 결정했다.
최초 진단은 ‘팔의 피로’였다. 오타니는 더블헤더 2경기에도 타자로 정상적으로 나갔다. 그러나 추후 정밀 진단 결과 팔꿈치 인대에 손상이 있는 것이 발견됐다. 에인절스 구단은 즉시 “오타니는 남은 시즌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투수는 시즌 아웃이다. 만장일치 MVP는 물론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TOP 5’ 내 진입이 유력했던 오타니는 이렇게 허무하게 마운드에서의 시즌을 마감했다.
2021년 본격적으로 투타 겸업에 나선 오타니는 올해가 최고 시즌이라고 할 만했다. 2021년은 타자 쪽에, 2022년은 투수 쪽에 조금 더 무게가 실렸다면 올해는 양쪽 모두 개인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24일 현재 타자로 126경기에서 타율 0.304, 44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069를 기록 중이다. 투수로는 23경기에서 132이닝을 소화하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의 성적을 거뒀다.
오타니는 OPS에서 리그 1위, 그리고 조정 평균자책점(ERA+)에서도 리그 1위다. 전무후무한 성과다. FOX스포츠는 25일(한국시간) 오타니의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오타니는 거의 틀림없이 역대 가장 위대한 시즌의 한 가운데 있었다’고 평가했는데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이제 둘 중 하나는 강제로 내려놔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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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팔꿈치가 의학적으로 정복된 분야고, 토미존 서저리의 재기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5년 사이 두 번의 수술이 선수의 팔꿈치에 미칠 영향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보란 듯이 이겨낼 수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그저 그런 투수가 되거나 혹은 투수로서의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
FOX스포츠의 패널인 로원 캐브너는 오타니의 두 번째 수술 가능성에 대해 “좋은 것은 아니고, 종종 더 긴 휴식을 요구한다. 다만 여러 사례를 통해 (복귀가) 가능하다는 것은 입증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모든 선수들이 같지는 않다. 2018년 첫 토미존 수술 이후 오타니가 그의 MVP 형태를 찾는 데까지 3년이 걸렸다. 2019년은 풀타임 지명타자였고, 2020년은 양쪽 모두 고전했다”면서 “두 번은커녕 한 번의 토미존 이후에도 보장은 없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역시 FOX스포츠의 패널인 벤 벌랜더는 조금 더 희망 섞인 분석을 내놨다. 벌랜더는 “두 차례 토미존에서 돌아온 것은 전례가 거의 없다”면서도 “워커 뷸러는 두 번째 수술에서 돌아오기 직전이고, 류현진은 최근 막 돌아와 지금까지 환상적으로 보인다. 여러 선발 투수들이 (사례에) 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이 언급되는 건 류현진 또한 두 차례 토미존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어서다. 류현진은 고교 시절 이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 6월 35세의 나이에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30대 중반에 받은 ‘두 번째’ 팔꿈치 수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건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 고비를 이겨내고 1년 2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왔고, 복귀 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하며 힘을 내고 있다.
오타니가 만약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면 류현진이 선배 격이 되는 셈이자, 그 재활 과정을 지켜봐야 할 연구 대상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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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존 액스포드처럼 두 번째 수술에서 결국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사례들도 적지 않다. 두 번째 수술을 앞두고 소리 소문 없이 그냥 현역을 접는 선수들도 있다. 오타니처럼 짧은 기간 두 번의 수술을 받은 케이스도 사실 많지 않다. 마냥 성공 사례를 보며 청사진만 그리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오타니의 앞길에 어떤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을지,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이 숨죽여 그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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