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어느새 공이 글러브에' |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30대 중반의 나이에 1년이 넘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재활을 마치고 마운드에 돌아온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기적의 사나이'다.
다들 '선수 생활이 끝났다'고 말한 2015년 어깨 수술 이후 더욱 강해져서 돌아와 2019년 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냈고,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서는 올해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를 농락한다.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5이닝 4피안타(2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시즌 3승(1패)을 수확한 류현진은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에 그쳤고, '아리랑 볼'이라고 부를 만한 시속 104㎞짜리 커브를 던져 삼진을 솎아내기도 했다.
류현진이 복귀한 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그 나이에 완벽하게 저만큼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매 경기 감탄하고, 상대하는 팀 감독마저 놀라움을 표한다.
제구력은 빅리그 마운드를 호령했던 류현진의 가장 큰 무기다.
스피드보다 제구력을 먼저 되찾은 그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걸 입증하고 있다.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류현진의 힘찬 투구 |
정작 류현진은 별일이 아니라는 듯 반응했다.
류현진은 클리블랜드전이 끝난 뒤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제구력을 빨리 되찾은 것이) 놀랍지는 않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을 되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건강함을 느끼고 있으며, 몸 상태를 되찾았기에 필요한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기 투구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 류현진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인 2루수의 활약상에는 아낌 없이 찬사를 보냈다.
슈나이더 감독과 성이 똑같아 팀에서 '베이브'라고 불리는 데이비스 슈나이더는 이날 결승 2점 홈런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슈나이더의 시즌 성적은 타율 0.424(33타수 14안타), 4홈런, 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73이다.
류현진은 "우리 팀에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뒤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모든 면에서 대단하다. 팀을 위해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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