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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신문’에 날 만한 숫자였던 시속 100마일(160.9㎞)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로 접어들었다. 선발로 평균 95마일(152.9㎞)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도 이제 제법 된다. 점점 인간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류현진(36토론토)의 숫자는 또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모은다. 느리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손에 꼽힐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류현진은 원래 구속으로 먹고 사는 선수가 아니었다. 정교한 제구와 로케이션을 바탕으로 한 ‘커맨드 가이’였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기본적인 포심패스트볼 구속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지는 양상도 제법 있었다. 평균 90마일(144.8㎞)이 상징적인 기준점이 되는 시기도 있었다. 포심 구속이 평균 90마일을 넘으면 무난하게 가고, 그렇지 않으면 다소 고전하는 양상이 읽혔던 까닭이다.
지난해 6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류현진의 구속은 조금 더 올라올 것으로 예상됐던 게 사실이다. 일단 팔꿈치 통증에서 자유로워져 공을 더 강하게 던질 수 있다. 1년이 넘는 재활 기간 동안 다른 신체 부위도 보강하고 강해졌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아직 그 기대가 실현되지는 않고 있다. 싱커성 무브먼트가 가미되기는 했으나 류현진의 올패 포심 평균 구속은 88.3마일(142.1㎞)로, 경력 이후 최저치였던 지난해(89.3마일)보다도 떨어졌다.
그럼에도 류현진의 성적은 건재하다. 부상 복귀 후 5경기에 나가 24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25의 호성적이다. 아직 표본이 작기는 하지만, 피안타율(.211), 이닝당출루허용수(1.00), 평균 타구 속도(86.7마일) 모두 리그 최정상급 성적이다. 27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와 경기에서도 노련한 투구로 5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 시즌 3승째를 거두기도 했다. 80마일대 포심패스트볼을 가지고 놀라운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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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속이 돌아온 건 아니었다. 이날 최고 구속은 90.8마일을 기록했으나 평균(88.2마일)은 올 시즌 평균과 별 차이가 없었다. “구속이 갈수록 올라올 것”이라고 모두가 기대를 걸고 있는데 아직 그런 모습이 보이지는 않는 것이다. 오히려 커브의 평균 구속을 더 떨어뜨리며 포심과 격차를 많이 두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어떻게 보면 고육지책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는 올 시즌 전체 성적이 메이저리그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볼 때 더 신기한 일이다.
류현진의 구속은 리그 꼴찌에 가깝다. 올 시즌 250구 이상을 던진 선수를 기준으로 포심 평균 구속은 뒤에서 8번째다. 정통파 선수로는 뒤에서 6번째고, 좌완으로는 3번째로 느리다. 올해 효자 상품으로 톡톡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커브 평균 구속은 단 69.6마일(112㎞). 올해 250구 이상 투구 선수 중 커브 평균 구속으로는 리그 꼴찌다. 커브 평균 구속이 60마일대인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이 유일하다.
투수 분석 사이트인 ‘피칭 닌자’를 운영하는 랍 프리드먼은 27일 류현진이 클리블랜드전 등판을 마치자 “대다수 다른 투수들은 최고 구속을 확인하는데, 류현진은 최저 구속을 확인해야 한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류현진이 이런 구속으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이자 토론토 주관 방송사인 ‘스포츠넷’의 베테랑 해설가 벅 마르티네스는 류현진의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인 딜리버리가 성공 요소라고 짚었다. 마르티네스는 27일 “놀라운 것은 구속이 토미존 이전으로 돌아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이 체인지업과 커브의 익셉션과 로케이션으로 버티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한국을 포함해 프로 레벨에서 2350이닝을 던진 류현진의 경력을 볼 때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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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티네스를 비롯한 ‘스포츠넷 중계진’은 류현진의 복귀 후 투구에 대해 “2S 이후 모든 구종을 던질 수 있고, 부상 복귀 이후에는 커브를 매우 효율적으로 던지고 있다. 우리는 그의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해 2500이닝을 던졌다”면서 이날 나온 호수비에 대해서도 “류현진은 매우 뛰어난 수비수이기도 하다. 포지션을 잘 잡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점점 더 '유니크한'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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