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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 류현진이 토론토를 두 가지 고민에 빠뜨렸다… 결단의 시기, 곧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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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론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우완 크리스 배싯을 영입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마저 채워 넣었다. 아메리칸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해 대권 도전에 나서겠다는 심산이었다. 외견적인 전력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일이었다.

2023년 토론토의 개막 로테이션은 자체 육성 선수이자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른 알렉 마노아를 제외하면 모두 2~3년 내 영입된 선수들이었다. 호세 베리오스는 2021년 트레이드로 영입헤 7년 1억3100만 달러짜리 장기 계약을 바로 체결했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는 케빈 가우스먼(5년 1억1100만 달러), 기쿠치 유세이(3년 3600만 달러)를 영입했고, 올해를 앞두고는 배싯에 3년 6300만 달러를 더 썼다.

그런데 돌아올 선수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팀의 원조 에이스이자, 지난해 6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장기 재활한 류현진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끝나는 류현진의 상황에서 일부 언론들은 수술 당시 “토론토에서 더 이상 던질 일이 없을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예상보다 빠른 재활 페이스로 달려 나갔고, 올해 7월 복귀라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내놨다.

사실 스프링트레이닝 당시까지만 해도 아주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2월 캠프 당시 “류현진이 돌아오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나 누가 빠진다고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6명의 선발 투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시점이 많이 남아 있어 예상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류현진의 재활 상태와 건재 여부부터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류현진이 복귀 후 구단의 기대 이상 페이스를 선보이면서 토론토도 기존 전략을 조금 수정해야할지 모른다. 일단 올 시즌 밸런스 난조로 내내 고전한 마노아를 트리플A로 내려 보내 조정할 시간을 번 가운데,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전선과 시즌 뒤 류현진과 계약 전망을 원점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류현진은 복귀 후 ‘피칭 마스터’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고작 시속 80마일대 후반의 패스트볼이지만, 이를 다양한 구종과 조합해 타자를 상대하는 모습은 경이로운 정도다. 포심과 싱커를 비롯, 60마일대의 커브, 70마일대의 체인지업, 그리고 포심과 싱커보다 살짝 느린 커터까지 자유자재로 던진다. 같은 코스에 다른 구종을 넣을 수 있는 ‘칼제구’까지 있으니 타자들로서는 다음 구종을 예상하기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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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첫 5경기에서 24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25, 피안타율 0.211,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1.00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직 6이닝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이는 류현진을 무리시키고 싶지 않은 벤치의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몸이 다 풀리면 그 이상의 이닝 소화도 기대할 수 있는 투구 퀄리티였다.

토론토의 고민은 이제 두 가지다. 토론토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8월 31일(한국시간) 현재 73승61패(.545)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를 달리고 있다. 지구 선두인 볼티모어와는 10.5경기, 2위 탬파베이와는 9경기 차이로 벌어져 있다. 지구 우승을 노리기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총 세 장이 걸린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아메리칸리그 3위 팀인 텍사스와 2.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시즌 막판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만약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간다면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참가하게 되고, 뒤가 없는 승부에서 1~3차전 선발이 굉장히 중요할 수 있다.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 ‘TSN’의 칼럼니스트이자 토론토 담당 기자인 스티브 필립스 또한 자사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류현진의 정상적인 복귀는 정말 좋은 소식”이라면서 “만약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상위 4명의 선발을 놓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전망했다. 류현진이 팀을 고민에 빠뜨린 것이다.

팀의 에이스인 케빈 가우스먼의 포함은 확실시되는 가운데, 배싯과 베리오스, 그리고 기쿠치까지 다른 선수들도 나름 잘 던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가장 좋은 건 류현진이다. 필립스는 자신도 이 문제를 확신할 수 없다면서 “그곳에 누구를 내보낼지 모르는 것보다는, 그런 문제(누구를 골라야 할지에 대한)가 있다는 게 낫다. 많은 선수들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이라고 했다.

시즌이 끝나면 류현진과도 계약이 끝난다. 그렇다면 토론토가 류현진에게 새로운 계약서를 내밀지도 관심이다. 지금까지는 그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여겨졌다. 베리오스와 가우스먼은 3년 이상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고, 기쿠치와 배싯도 내년에는 보장이 되어 있다. 여기에 마노아는 내년에 다시 돌아올 것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육성 중인 선발 투수들의 자리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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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류현진이 이런 활약을 한다면, 그리고 마노아의 부활을 확신하지 못한다면 단기 계약은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 ‘스포츠넷’의 베테랑 캐스터 댄 슐만 또한 “류현진은 아주 날카로운 투수다. 류현진의 계약이 끝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토론토의 관점을 생각할 때, 글쎄, 류현진은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여기서 끝내자(let's call it)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30개 팀에 여전히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FA 전선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일단 토론토는 포스트시즌에 가는 게 급선무고, 그 다음 포스트시즌 선발진을 생각하고, 그 다음이 ‘FA 류현진’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순서다. 아직은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다. 다만 류현진이 ‘그저 그런’ 복귀를 했다면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두 가지 사안이 지속적으로 토론토 주위를 맴돌고 있다. 그 자체로도 류현진의 복귀가 대단히 성공적이라는 것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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