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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2019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와 사이영상 투표 2위,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 등 화려한 실적도 쌓았다. 압도적인 구위를 가진 건 아니지만 정교한 커맨드와 다양한 구종, 그리고 타자와 수 싸움을 이겨내는 지능적인 피칭까지 성공의 여러 요소를 두루 갖췄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항상 6이닝 정도는 기대할 수 있는 투수였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라는 단어와도 꽤 친숙한 선수였다.
그런데 올해는 뭔가 좀 다르다. 지난해 6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올해 8월 복귀한 류현진은 복귀 후 총 9경기에 나갔다. 그런데 6이닝을 소화한 경기는 딱 한 경기, 13일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텍사스와 경기뿐이었다. 당시 류현진은 6이닝 동안 82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복귀 후 첫 퀄리티스타트였다.
그렇다고 이전의 투구가 형편없는 건 아니었다. 류현진은 올해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2, 피안타율 0.229,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1.12를 기록하고 있다. 피홈런이 조금 있을 뿐 전체적인 제구는 안정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많은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데다 볼넷도 적으니 투구 수도 관리가 잘 되는 편이다.
실제 류현진은 올해 70~80구 선에서 5이닝을 후딱 정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에게 돌아온 타구를 맞아 4이닝 만에 경기가 끝난 8월 8일 클리블랜드전을 제외하면 대다수 경기가 6이닝에 갈 만한 투구 수 페이스였다. 6회 올라가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내려온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평소 같았으면 믿어 볼 경기 내용에 믿어 볼 투구 수였다. 그런데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칼 같이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18일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보스턴과 경기를 앞두고 현지 중계진도 류현진을 이닝이터로 보지는 않았다.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이자 토론토 주관 방송사인 ‘스포츠넷’은 경기 전 프리뷰를 통해 토론토가 이번 보스턴과 3연전 중 첫 두 경기에서 불펜 소모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17일 경기는 연장까지 가는 통에 필승조 투수들이 모두 나와 제법 많은 공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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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8일 보스턴전에서 이런 전망을 비웃듯 초반 나름 잘 던졌다. 2회와 3회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노련하게 잘 넘기는 모습은 류현진의 진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4회까지도 무실점이었다. 보스턴은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 한 득점권 타석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휘어지기는 하지만 부러지지는 않는 강인한 투구 내용이었다. 하지만 토론토는 5회부터 이미 가르시아가 불펜 대기하며 그 다음을 준비했다.
‘스포츠넷’의 이날 중계를 맡은 댄 슐만은 “지금까지의 등판에서 류현진은 5회까지는 매우 안정적인(consistent) 투구를 보였지만, 슈나이더를 재활을 한 한 그를 푸시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슈나이더는 누군가는 (5이닝 이상을) 할 수 있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은지를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교체 상황을 두둔했다. 토론토 구단의 계획상 류현진의 적정 이닝을 5이닝, 많으면 6이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계획된 바턴 터치로 보였다. 그리고 실제 류현진이 1-0으로 앞선 5회 2사 후 위기에 몰리자 슈나이더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공을 건네받았다. 가르시아는 류현진 뒤에 붙어 위기를 정리했던 기억이 있는 투수다. 한 가지 재밌는 건 류현진이 크게 개의치 않고 공을 내줬다는 것이다. 교체 시점까지 투구 수는 83개였고,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류현진 또한 벤치의 지시에 큰 불만은 없어 보였다.
슈나이더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을 승리 조건 달성 직전 뺀 것에 대해 “보스턴의 라인업에 우타자 7명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결국 우타자 7명 라인업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어느 시점에서 우완 투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어 “류현진은 많은 위기 상황 속에서 투구를 이어갔고 이를 극복하려 했다. 이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류현진은 중요한 순간에 던질 줄 아는 투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슈나이더 감독은 “투구 수와 이전 이닝에서 보여준 것들을 종합해서 결정했다”고 결론 내렸다. 토론토는 장기 재활에 돌아온 류현진에게 많은 투구 수를 맡기는 것을 꺼린다. 선수의 컨디션과 구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방침이다. 구단 내부적으로 계산이 있는 것이다.
여기에 류현진이 이날 득점권 상황에서만 7타석을 소화하는 등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듯 보였다. 주자가 있으면 아무래도 힘이 더 들어가고, 체력 소모도 많기 마련이다. 같은 80구라고 해도 쓰는 힘은 다를 수 있다. 한편으로 류현진이 역사적으로 애덤 듀발에 아주 약했다는 것도 고려할 만했다. 류현진의 듀발 상대 통산 피안타율은 0.417이고, 이날도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얻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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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이날 4⅔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2개를 내주기는 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실점하지 않으며 평균자책점을 종전 2.93에서 2.62까지 다시 끌어내렸다.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위기 탈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캐나다 매체인 ‘토론토 스타’는 “류현진은 위기를 탈출하는데 능숙한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 류현진이 2회와 3회 무사 2,3루 위기가 있었지만 아웃카운트를 3개 잡았다. 4회에도 주자를 3루에 내보냈지만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라고 칭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토론토 담당 기자 키건 매디슨도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이 몇 차례 출루를 허용하고 (수비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견고한 피칭을 보여줬다”고 총평했다.
토론토에게도 좋은 날이었다. 류현진의 호투에 이어 2-2로 맞선 9회 맷 채프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이기고 보스턴전 3연전을 다 쓸어담았다. 토론토는 이날 클리블랜드에 또 진 텍사스를 밀어내고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에 올맀다. 2위 시애틀과 차이도 반 경기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뭇 높아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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